주식도 해외직구 열풍, 남들은 뭘 사나 봤더니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해외 투자는 주식형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투자자가 직접 나서서 해외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투자 방식이 변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오랜 기간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해외 주식 투자가 간편해지면서 직접 해외 증시를 노리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해외 주식 '직구' 217% 급증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외화증권 주식 직접 투자 결제 금액은 지난 2011년 24억9268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2012년 29억577만달러, 2013년 56억2675만달러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79억945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217.3% 증가했다.

올해 1월 결제 금액만 8억224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억9364만달러보다 38.5%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해외 주식 직접 투자 금액은 지난해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한 지난해 국가별 외화증권 결제 금액을 살펴보면, 미국에 투자하는 금액이 51억75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홍콩(18억200만달러), 일본(4억5800만달러), 영국(2억2700만달러), 독일(1억61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후강퉁(滬港通·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 시행 이후 중국 상하이 증시 직접 투자 길이 열리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증시 투자도 늘었다. 하루 평균 거래금액 규모는 150억원 정도다.

◇해외 ETF·애플·테슬라 선호

국내 투자자들이 지난해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진 해외 종목은 특정 해외 지수를 따라 수익을 얻는 상장지수펀드(ETF)였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개별 종목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기 쉽지 않아 지수를 따르는 ETF에 많이 투자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홍콩증시에 상장돼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는 '차이나 AMC CSI300 인덱스 ETF'는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와 매도 물량을 포함한 결제 금액이 2억35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유럽 하이일드 회사채 ETF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유로 하이일드 회사채 ETF(ISHARES EURO HY CORP BND ETF)'도 결제금액이 1억8300만달러였다. 미국 ETF 운용사인 다이렉션의 '다이렉션 SH ETF(DIREXION SH ETF TR)''다이렉션 스몰캡 ETF (DIREXION SMALL CAP BULL 3X SHARES)'에 대한 결제금액도 각각 1억6600만달러, 1억5900만달러였다.

다이렉션 SH ETF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지수를 따르고, 다이렉션 스몰캡 ETF는 뉴욕증시의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의 3배로 움직이는 ETF다.

개별 종목으로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진 애플(2억1400만달러)과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2억1200만달러)가 가장 활발히 거래됐다. 중국 국영보험사인 중국인민보험공사(PICC)도 1억5900만달러가 거래됐다.

박진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 부장은 "해외 주식은 국내 주식처럼 정보를 얻기 쉽지 않아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며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종목 선정이 필요 없고, 매매 비용이 적게 드는 ETF가 개별 해외 종목보다 투자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세금·환율 셈법 따져야

해외 주식 투자는 생각보다 간편하다. 증권사에 해외 주식 매매 거래 계좌를 만들고 해외 투자 전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깔면 된다. HTS를 통해 국내 주식을 거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해외 주식을 사고팔면 된다.

해외 주식 거래를 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환율 위험이다. 현지 통화가 강세일 때는 환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익도 환율로 손실을 볼 수 있다. 국내 주식 거래에는 붙지 않는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거래 차익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금액에 대해 22%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