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추천주(MP·Model Portfolio)들 선방… 1년 수익률 평균 6.2%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유망 종목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각종 분석과 전망을 토대로 오를 만한 기업을 제시하는 '모델포트폴리오(MP)'의 최근 1년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약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MP는 단순히 종목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종목별 투자 비중을 정해 하나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고 상황에 따른 대응 전략도 소개한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역량이 결집된 일종의 추천 종목 묶음인데, 체면치레를 한 것이다.

◇증권사 MP 1년 수익률 6.2%

10일 금융정보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매달 초 MP를 공개하는 11개 증권사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6.2%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0%)보다 좋았다.

MP 수익률은 각 증권사가 내놓은 MP에 따라 투자했다고 가정하고 집계한 수익률이다. 증권사마다 MP에 담은 종목이 다르기 때문에 수익률도 천차만별이었다. 증권사 간의 실력 차이가 여실히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형사보다 중·소형 증권사의 약진이 돋보였다. 최근 1년 동안 MP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증권사는 IBK투자증권으로 13.2%의 수익을 냈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11.5%)과 HMC투자증권(11.5%)도 10%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 삼성증권(8.9%), KTB투자증권(5.8%), 키움증권(5.2%) 등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앞섰다.반면 하나대투증권(2.7%), NH농협증권(2.8%), 교보증권(3.8%) 등은 수익률이 저조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메리츠종합금융증권(4.8%)이 가장 높았고 NH농협증권이 -1.1%에 그쳤다.

◇아모레퍼시픽·LG디스플레이 고수익

증권사 MP는 적게는 20개, 많게는 50개가 넘는 종목으로 구성된다. 증권사들이 MP에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일부 증권사는 전체 종목 비중 중 최대 19%까지 담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0월 100만원대까지 밀렸지만 몇 차례의 굴곡을 거쳐 최근 13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1년간 9.4% 올랐다. 삼성전자가 살아나면서 증권사 MP 수익률도 좋아졌다.

증권사들이 MP에 많이 담고 있는 종목 중 최근 1년간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기업은 아모레퍼시픽으로 151.5% 올랐다. 대표적인 중국 수혜주로 꼽히는 화장품 제조업체 아모레퍼시픽은 300만원대 주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40.7% 상승했다. 아이폰6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이 많이 팔리면서 실적이 호전됐다. 이 밖에 주가가 오른 SK텔레콤(34.5%), SK하이닉스(15.0%), 한국전력(14.1%) 등도 증권사들이 MP에 많이 담고 있는 종목이었다.

증권사들이 MP에 담았지만 주가가 크게 떨어진 종목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가장 많이 담고 있는 현대차는 31.7% 하락했다. 현대모비스(-23.6%), 현대제철(-13.4%) 등도 크게 떨어졌다.

◇무조건 따라 하기는 금물

종목 선택에 애를 먹는 투자자에게 MP는 좋은 투자 참고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따라 하기는 쉽지 않다. 종목도 많고 대형주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MP에 맞춰 주식을 사는 것 자체가 힘들다. 또 따라 한다고 항상 좋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MP를 구성하다 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주를 많이 담을 수밖에 없다"며 "대형주가 지지부진하면 MP 수익률도 주저앉게 된다"고 설명했다.

은성민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통 MP는 30개 내외의 종목으로 구성되는데, 소액투자자가 따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어느 정도 규모의 자금을 가진 투자자들이 한 종목에 '몰빵' 투자하기보다 증권사 MP를 활용해 분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