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부모님 위해 연금·실손보험… '설 선물세트' 챙기세요

직장인 홍혜진(33)씨는 설날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퇴직해 특별한 소득이 없는 아버지에게 어떤 재테크 상품을 챙겨 드릴지가 고민거리다. 홍씨는 "아버지가 노후에 어떻게 생활비를 충당할지 아무런 계획이 없는 데다 국민연금 수령까지 몇 년 남아 있어 월급처럼 지속적으로 용돈을 챙겨 드릴 수 있는 재테크 상품이 있는지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씨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을 재테크 상품을 상황별로 소개한다.

부모님께 매달 생활비 챙겨 드리려면

부모에게 매달 월급처럼 돈을 챙겨 드리려면 즉시연금이나 주택연금 같은 연금상품을 챙겨야 한다. 대다수 생명보험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즉시연금은 목돈을 맡긴 후 다음 달부터 매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보통 45세부터 가입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퇴직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소득 공백기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현재 3%대 공시이율에 따르면, 퇴직금 1억원을 즉시연금에 맡길 경우 매달 25만원씩, 연 300만원 이상의 연금을 챙길 수 있다.

부모가 목돈이 없고 자택이나 농지만 있을 경우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을 활용해야 한다.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상품은 만 60세 이상 퇴직자가 9억원 이하 주택(부부기준 1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수령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60대가 3억원의 주택을 담보로 맡기면, 매달 68만3000원을 용돈처럼 챙길 수 있다. 농지연금은 만 65세 이상 농민이 농지를 농어촌공사에 담보로 맡기고 계속 농사를 지으면서 사망 시까지 매달 연금을 받는 금융상품이다.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이른바 '장수연금'도 고려해볼 만하다. 고연령 거치연금은 80세부터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55세가 되기 전에 일시납이나 적립식으로 보험료를 내면 된다. 월 10만원 내외로 총 2000만원 정도의 보험료(적립식)를 내면 80세부터 매달 40만원가량을 수령할 수 있다.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이사는 "매달 적은 금액으로 부모님 노후를 대비할 수 있게 해주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월지급식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을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고령의 부모님, 건강이 걱정된다면

부모들의 건강이 악화될 것에 대비해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고령자들도 가입할 수 있는 노후실손의료비보험 가입을 검토할 만하다. 보험사 건강진단을 통과하면 최대 80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월 2만~4만원의 보험료를 내면 100세까지 질병에 걸리거나 다쳤을 때 병원비·약값의 최대 80%까지 1억원 한도로 보장받을 수 있다. 예전에도 고령자가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 있었지만, 사망하거나 크게 다쳐야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막상 병원에 가서 제대로 된 혜택을 보기는 어려웠다. 노후실손의료비보험은 이런 단점 을 보완하면서 기존 실손보험에 비해 보험료를 70~80% 수준으로 낮췄다. 김영호 하나은행 대치동골드클럽 PB센터장은 "노후실손의료비보험은 실손보험과 비교해 큰 병에 대한 보장 한도가 커서 미리 가입을 해둔다면 한 번에 목돈이 들어갈 수 있는 일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사가 내놓은 노후실손의료비보험 외에 한화생명에서도 '한화노후실손의료비보장보험'을 내놓고 있다. 상품별 가입 연령과 월 보험료 등을 꼼꼼히 비교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미 부모가 특정 질병에 걸려 있다면 관련 전용 보험이 있는지도 살펴볼 만하다. 예를 들어 한화생명은 최근 고혈압 환자 전용 건강보험인 '더(The)따뜻한 고혈압케어건강보험'을 출시했다. 혈압이 높거나 혈압약을 복용해도 가입할 수 있다. 주요 성인질환인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증·말기 신부전증을 진단받았을 경우 가입금액 1000만원 기준, 관련 특약을 통해 2000만원씩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고령층의 보장 기회를 높이기 위해 갱신주기를 15년으로 연장했다. 보장기간도 100세까지 확대됐다.

부모님 소유 농지의 매매 타이밍을 보고 있다면

부모가 농지·임야·나대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면 비사업용 토지와 관련한 개정 세법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고 설날 연휴에 상의해 볼 것을 권한다. 올해까지만 비사업용 토지 매매에 대해 추가 과세하지 않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는 비사업용 토지에 대해 6~38%의 기본세율에 10%포인트 추가 과세해 세금을 내야 한다.

비사업용 판단 기준도 바뀐다. 종전엔 보유 기간의 80% 이상을 사업에 직접 사용해야 사업용 토지로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보유 기간의 60%만 사업에 직접 사용하면 사업용 토지로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농지·임야로부터 직선거리 20km 이내에 거주해야 사업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는데 직선거리 30km 이내에 거주해도 사업용 토지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완화된 기준을 활용해 비사업용 토지를 사업용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찾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