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2.25 09:47

Travel

복잡한 도시를 떠나 참된 휴식을 만끽하고 싶은 이들은 먼 곳에 있는 이름 모를 섬을 꿈꾸게 마련이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그곳에서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누리고 싶다면 원시 자연과 현대 건축이 공존하는 남국의 외딴 섬, 아만풀로로 떠나보자.

▲마닐라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1시간 정도 비행하다 보면 코발트빛 바다 사이로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작은 섬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닐라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1시간 정도 비행하다 보면 코발트빛 바다 사이로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작은 섬이 모습을 드러낸다.

많은 사람들이 ‘꿈의 휴양지’로 남국의 작은 섬을 이야기한다. 보이는 것이라곤 푸른 바다와 하늘, 백사장만이 전부인 그곳에서 파라솔 그늘에 누워 잔잔한 미풍에 몸을 맡기면 그보다 멋진 천국은 없을 것만 같다. 하지만 왠지 ‘남국의 외딴 섬’은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불과 몇 시간의 비행만으로 완벽한 외딴 섬을 만날 수 있다. 수천 개의 군도로 이루어진 나라, 필리핀이 바로 그곳이다.

▲비치 클럽, 라군 클럽 등의 레스토랑에서는 필리핀 음식을 포함한 아시아 음식과 파에야 등의 서양 음식, 그릴 요리 등을 맛볼 수 있다.
▲비치 클럽, 라군 클럽 등의 레스토랑에서는 필리핀 음식을 포함한 아시아 음식과 파에야 등의 서양 음식, 그릴 요리 등을 맛볼 수 있다.

흔히 ‘필리핀’ 하면 붐비는 해변에 대형 리조트가 즐비한 인기 휴양지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대표적인 곳이 세부나 보라카이로, 해마다 휴가철이 되면 여행 상품 광고에 단골로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필리핀의 모습은 매우 단편적이다. 필리핀은 7,101개의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이고, 사람 손이 닿지 않은 미지의 매력을 간직한 무인도가 곳곳에 자리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인적이 거의 없는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몹시 평화로워 보인다.
▲인적이 거의 없는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몹시 평화로워 보인다.

1542년 스페인의 탐험가 루이 로페스 데 비얄로보스(Ruy Lopez de Villalobos) 제독에 의해 서방 세계에 알려진 아시아의 작은 섬나라는 당시 ‘무적함대’로 위용을 떨치고 있던 스페인의 펠리페 2세(Philip II)의 이름을 따서 ‘필리핀’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도 그곳에는 처음 발견되던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섬들이 존재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의 터널을 지나 그 시절로 풍덩 빠진 듯, 원시적인 아름다움이 살아 숨 쉬는 곳. 외부인은 모르는 작고 보석 같은 섬들이 필리핀 곳곳에 숨어서 빛나고 있다.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카와얀(Kawayan) 바. 필리핀 전통 방식의 지붕이 토속적이다.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카와얀(Kawayan) 바. 필리핀 전통 방식의 지붕이 토속적이다.

필리핀에서 태풍 피해가 거의 없는 술루 해(Sulu Sea)에 위치한 파말리칸 섬은 럭셔리하면서도 프라이빗한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휴양지다. 마닐라에서 경비행기로 1시간 10분 정도 가면 코발트빛 바다 사이로 길쭉한 모양의 작은 섬이 나타난다. 길이가 약 2.5km, 가장 넓은 폭이 약 500m밖에 되지 않는 이 섬에 내리면 열대지역의 작은 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에 한 번 놀라고, 세계 최고 수준의 호화로운 리조트 시설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끝없이 펼쳐진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쪽빛 바다, 눈이 부시도록 새하얀 모래톱, 다채로운 해양 생물이 평화롭게 노니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주변에 번화가나 관광지가 없기 때문에 공해나 난개발 등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로부터 벗어나 태곳적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었다.

▲하늘을 가득 담은 듯 푸르게 물결치는 아만풀로의 수영장은 30m 길이로, 온 가족이 물놀이를 즐기기에 넉넉하다.
▲하늘을 가득 담은 듯 푸르게 물결치는 아만풀로의 수영장은 30m 길이로, 온 가족이 물놀이를 즐기기에 넉넉하다.
▲이곳에서는 요가, 헬스, 조깅,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요가, 헬스, 조깅,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는 전용 경비행장이 있는데 이 섬을 드나드는 경비행기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접근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곳을 방문할 때는 필리핀을 여행한다기보다는 마치 남국의 이름 모를 작은 섬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간간이 들려오는 타갈로그어를 듣고서야 ‘아, 여기가 필리핀이지!’ 하는 생각이 잠시 떠오를 뿐이다. 흡사 무인도에 불시착한듯한 느낌을 주는, 원시적인 매력을 그대로 간직한 파말리칸 섬은 섬 전체가 하나의 리조트로 이루어져 있다. 할리우드 톱스타를 비롯, 세계적인 셀러브리티들이 줄지어 예약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 리조트의 이름은 아만풀로.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를 뜻하는 ‘아만’과 타갈로그어로 ‘섬’을 뜻하는 ‘풀로’를 합쳐 만든 이름으로 ‘평화로운 섬’이라는 뜻이다.

▲다양한 종류의 피자를 판매하는 윈드서프 헛(Windsurf Hut).
▲다양한 종류의 피자를 판매하는 윈드서프 헛(Windsurf Hut).

섬 전체가 리조트인 만큼 이 섬은 아만풀로 투숙자만이 이용할 수 있다. 때로는 독립적이고 때로는 문명으로부터 동떨어진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만풀로는 가장 선진화된 문명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필리핀의 김수근이라고 할수 있는 최고의 건축가 프란치스코 마노사(Francisco Manosa)의 작품이다. 그는 1987년 교황이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건축과 관련된 모든 진행을 담당했을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다. “나는 필리핀을 디자인한다(I design Filipino)”라고 한 그의 말처럼 이 리조트는 필리핀의 자연인 대나무, 야자, 등나무 등을 모티브로 하면서도 모던한 건축미의 극치를 느낄 수 있다. 필리핀의 전통 건축 양식인 바하이 쿠보(Bahay Kubo)로 지은 카지타(casita, 스페인어로 ‘작은 집’이라는 뜻으로 흔히 ‘방갈로’라 부름)와 빌라는 필리핀 현지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모든 객실은 독채로 이루어져 있어 프라이버시가 완벽하게 보장된다.

▲비치 클럽, 라군 클럽 등의 레스토랑에서는 필리핀 음식을 포함한 아시아 음식과 파에야 등의 서양 음식, 그릴 요리 등을 맛볼 수 있다.
▲비치 클럽, 라군 클럽 등의 레스토랑에서는 필리핀 음식을 포함한 아시아 음식과 파에야 등의 서양 음식, 그릴 요리 등을 맛볼 수 있다.
▲아만풀로 빌라 전경. 필리핀 전통 양식과 모던함이 잘 어우러진 건축과 인테리어를 느낄 수 있다.
▲아만풀로 빌라 전경. 필리핀 전통 양식과 모던함이 잘 어우러진 건축과 인테리어를 느낄 수 있다.

아만풀로는 열대지방의 섬답게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가 가득하다. 윈드서핑, 호비 캣 세일링, 카약, 워터 스키 등의 해양 스포츠는 물론 물고기 먹이 주기 체험, 선셋 크루즈, 낚시 등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섬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싶다면 다양한 산책·조깅 코스를 돌아보거나 객실마다 제공하는 개별 버기(골프 카트)를 타고 곳곳을 누벼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다른 휴양지에서는 만날 수 없는, 환상적인 자연이 만들어내는 멋진 경험이 가득하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사람이 거의 없는 해변, 스노클링 투어에서 만난 아기 상어 떼, 한밤중에 목격한 바다거북이 둥지를 트는 모습 등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가슴 깊이 새겨질 것이다.


문의 더트래블앤레저 02-7577-337
홈페이지 www.thehoneymo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