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를 위한 종합 포털 유어스테이지에는 시니어를 위한 풍성한 칼럼, 이벤트는 물론 ‘클럽’으로 불리는 동호회 모임도 대거 포진해 있다. <시니어조선>에서는 2015년을 맞아 취미, 친목, 학술 등 목적도 이유도 다양한 유어스테이지 클럽 탐방길에 나섰다. 이번 호에는 두 번째 순서로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을 소개한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찾아서
<논어>의 ‘옹야(雍也)’에 “지자요수 인자요산(知者樂水 仁者樂山)”이라는 말이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젊은 날에는 지혜를 구하려던 것인지 바다로 놀러 가기를 즐겼는데 나이가 들수록 산이 좋아진다. 세상 풍파를 겪으며 마음이 점점 둥글고 어질어진 까닭일까.
유어스테이지 클럽 중 가장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클럽 중 하나인 ‘프리맨 도보여행’은 걷기 열풍이 태동하던 2010년 ‘프리맨’이라는 닉네임을 쓰던 송영록 씨가 만든 모임이다. 2010년 12월 첫 모임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매주 모임을 가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희 모임은 회칙에도 나와 있듯이 도보 여행을 위한 시니어들의 자발적인 모임입니다. 유어스테이지가 클럽 활성화를 시작하면서 시니어들의 체력에 적합한 활동으로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고, 시니어들이 가장 좋아하는 걷기 클럽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프리맨 도보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또 걷기를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회비를 모아 연말이면 기부를 하거나 봉사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초대 회장인 송영록 씨가 업무차 말레이시아로 떠나게 되면서 회장직을 이어받아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기윤덕 대장의 말이다.
시니어들에게 인기 있는 걷기 모임인 만큼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은 정기 모임과 번개 모임이 활발하다. 매주 일요일 서울·경기 지역의 걷기 코스를 순회하고, 주중에도 야간 산행 등 번개 모임을 수시로 가진다. 특별한 날이나 여행을 갈 때는 20~30명이, 평소에는 15명 내외의 회원이 모여 걷기 여행을 떠난다. 보통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쯤 모여 서너 시간 걷고, 뒤풀이로 맛집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헤어지는 일정이다.
“평소에는 부담 없는 코스를 택해 서울과 근교의 둘레길을 주로 가는 편입니다. 북한산 둘레길, 서울성곽길, 서울 둘레길 등 아름다운 곳이 너무나 많지요. 계절마다 경치가 다르다 보니 갔던 곳도 계절이 바뀌면 다시 찾기도 합니다. 봄에는 진달래, 벚꽃을 보러 가고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한강 변으로 야간 도보를 나가지요.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곳을 찾아가고 겨울에는 눈꽃이 예쁜 곳으로 가는 등 사시사철 다양한 풍경을 즐깁니다.”
사랑과 배려 속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여행
매년 한 번 정도는 멀리 지방으로 여행을 가는 정기 모임도 있고, 뜻 맞는 사람끼리 삼삼오오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연초에는 2박 3일 코스로 동해안 영덕, 부산 등을 찾아 도보 여행으로 새해를 열기도 한다. 테마 여행으로 서해안에 있는 여러 섬을 걷기도 하고 특별하게는 제주도에 가서 올레길을 걷고 온 적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곳을 여행하며 아름다운 자연과 하나가 되기도 하고, 함께 걷는 길동무들에게서 아름다운 마음을 배우기도 합니다. 시니어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가끔 빨리 따라오지 못하는 분도 계신데, 그럴 때는 합류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배려가 있습니다. 잠시 쉬어 갈 때는 각자 챙겨 온 간식을 서로 나누어 먹으면서 동료애가 싹트기도 하지요.”
기윤덕 대장이 클럽을 운영하며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사랑과 배려심 그리고 자유’이다. 걷기 모임의 주목적인 건강과 안전도 중요하지만 회원들끼리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며 즐겁게 여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더 나아가 사회를 위하는 마음이 되고, 그런 마음이 모여 기부와 봉사로 이어진다.
“그래서 저희 모임은 행복하고 편안한 모임입니다. 어떤 활동을 하든 강압이 없고 자율적으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연세 드신 분이 많다 보니 항상 배려가 있습니다. 걷는 것 만이 다가 아니에요. 시니어들은 항상 외롭거든요.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 나누고 정겹게 서로를 배려하면 모든 게 좋아지는 것 같아요. 저희 모임에서는 걸으면서 항상 깔깔 웃습니다. 일주일 웃을 양을 모임에서 다 웃고 간다고 이야기하는 회원도 있습니다. 그만큼 즐거운 모임이고, 그렇게 웃고 즐기다 보니 건강할 수밖에 없지요.”
실제로 ‘프리맨 도보여행’에는 모임에 나온 뒤 병세가 호전된 회원이 아주 많다. 운영위원인 최춘섭 씨는 당뇨와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차츰 증세가 호전되어 모임에 나온 지 1년 만에 선두에 서서 걷게 되었다. 또 다른 운영위원인 이재호 씨는 암 수술 후 열심히 참여하며 건강을 찾아가고 있다. 또 우울증이 있거나 혈압이 높았던 회원들이 이제는 약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좋아졌다며 고마워하기도 한다.
서로를 섬기고 사회에 봉사하는 기쁨
매주 모이는 클럽이다 보니 운영진과 운영위원들의 노고도 만만치 않다. 박종 운영위원은 산행을 오래 해온 경험자로 코스 선정에 큰 역할을 하고 길 대장을 많이 한다. 길 대장은 걷기 코스의 선두에 서서 길을 여는 임무를 맡은 이를 뜻한다.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수현 씨는 기윤덕 대장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클럽의 모든 운영을 도맡아 하는 회원이다. 사진 솜씨가 뛰어나 모임이 있을 때마다 사진을 찍어 올리고 후기도 많이 올린다. 기윤덕 씨와 함께 도보 대장을 맡고 있는 최종범 씨는 오랜 산행 경험으로 후미에서 체력이 부족한 회원이나 초보 회원을 도와주는 일을 자청하는 등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총무를 맡고 있는 김이숙 씨는 회비를 비롯한 돈 관리를 총괄하며 모임의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모일 때마다 참가비로 2천원씩 걷고, 저녁 식사는 1/n로 각자 지출합니다. 이렇게 해서 모은 회비는 연말에 회원들 선물과 불우 이웃 돕기에 쓰지요. 작년에는 유어스테이지에서 노숙인들을 위해 기부와 봉사를 했는데 그때 저희가 30만원을 후원했습니다. 또 추석이나 설 등 특별한 날이면 봉사 기관에 직접 찾아가 노숙인 및 홀몸 어르신들께 밥 퍼드리는 봉사 활동도 했습니다. 무의탁 노인들을 위한 요양원에 기저귀를 선물하고, 구연동화를 하거나 식사하시는 것을 도와드린 적도 있지요. 단순히 걷기만 하는 것보다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봉사하면서 나눌수 있다는 것이 보람이지요.”
‘프리맨 도보여행’은 2015년에도 더욱 서로를 배려하며 즐거운 걷기 여행을 계속할 것이다. 특히 올가을에는 1박 2일 정도로 지리산 둘레길을 걸을 예정이다. 지리산의 멋진 단풍도 감상하고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면서 회원들간의 정도 돈독히 하며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갈 생각이라고. 자연 속을 걸으며 건강도 찾고 마음 따뜻한 회원들과 정을 쌓으면서 봉사 활동도 하고 싶다면 지금 즉시 ‘프리맨 도보여행’의 문을 두드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