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 혁명으로 유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지만 대체 에너지를 향한 인간의 노력은 예로부터 계속되어왔다. 환경도 지키고 연비도 아끼고 멋까지 챙길 수 있는 근사한 자동차를 만나보자.
미국의 유명 시트콤 <두 남자와 1/2(Two and a Half Men)>의 주인공으로 IT 관련 업체의 백만장자인 월든은 1억이 넘는 전기 자동차 피스커 카르마(Fisker Karma)에 가난뱅이 하숙인(?) 앨런을 태우고 운전하면서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왜 휘발유 차를 모는지 모르겠어. 전기차가 환경도 지키고 여러모로 더 좋은데 말이야.” 그렇다. 자동차에 관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덩치만 큰 기름 먹는 하마를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저탄소 에코 드라이빙인 것이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친환경 자동차’라고 하면 알뜰족을 위한 경차나 소형차가 대부분이었고 그 종류도 하이브리드 정도였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전기차, 수소전지차 등 다양한 연료는 물론 배기량 2.0 이상의 자동차가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재 인기리에 판매되거나 조만간 만날 수 있는 신연료 자동차 중 주목할 만한 모델을 소개한다.
폭스바겐 e-골프
골프가 가솔린 GTI/TSI, 디젤 GTD/TDI, 천연가스 TGI,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TE에 이어 100% 전기로만 움직이는 모델 e-골프를 선보인다. 전기자동차 e-골프는 100km당 12.7kWh의 적은 에너지 소비로 탁월한 유지비는 물론 소음이 거의 없는 정숙한 주행을 자랑한다. 한 번 충전으로 가능한 주행 거리는 노면 상태, 주행 스타일과 탑재 화물에 따라 130~190km 사이이다. 또 4.2초 만에 최고 속도 시속 60km에 도달하며 불과 10.4초 만에 시속 100km로 질주한다. 고속도로에서 최고 속도는 시속 140km로 제한되어 있다. 여기에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Adaptide Cruise Control, ACC), 시티 긴급 제동 시스템(City Emergency Braking) 등 골프 특유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e-골프에도 적용돼 있다. 스마트폰으로 배터리 충전 및 실내 온도 조절까지 가능하며 탁월한 저중심 설계로 스포티한 핸들링을 경험할 수 있다.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 친환경 자동차는 마음껏 달릴 수 없다는 편견에 펀치를 날리는 자동차. 아우디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150마력의 1.4 TFSI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돼 총 204마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7.6초, 최고 속도는 222km/h에 달한다. 터보 차저 기술과 첨단 열 관리 시스템 등 기존 고성능 모델 엔진에 적용된 기술을 그대로 반영했으며, 전기모터의 완벽한 조화로 낮은 rpm대에서 35.7kg·m의 강력한 토크를 뿜어낸다. 한 번의 주유로 940km(유럽 기준)를 이동할 수 있고, 전기모터만으로도 최대 5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출퇴근 등 일상 운행 때는 전기차로 이용하다가 장거리 운행이나 비상시에 가솔린 엔진 차량으로 활용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국내에는 지난해 5월 ‘2014 부산 국제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2015년 하반기 중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토요타 미라이
토요타가 작년 12월 일본에서 출시한 미라이는 일본어로 ‘미래’라는 뜻의 신형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다. 자체 개발한 신형 토요타 FC스택이나 고압 수소 탱크 등으로 구성하는 연료 전지 기술과 하이브리드 기술을 융합한 ‘토요타 퓨얼 셀 시스템(Toyota Fuel Cell System, TFCS)’을 채용, 내연기관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높다. 또 주행 시 CO2나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며, 3분 정도의 수소 충전으로 충분한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 편리하다. 모터 주행에 의한 뛰어난 가속 성능과 정숙성이 특징이며 저중심 설계로 안정성과 주행의 즐거움을 높여 가솔린 엔진 자동차 부럽지 않다. 그뿐 아니라 정전이나 재해 등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외부 전원 공급 시스템, 전용 통신 서비스 등을 설정해 더욱 안심이다.
렉서스 ES 300h
렉서스 ES 라인업에 최초로 도입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2.5리터 4기통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새로워진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 복합 연비 1등급(도심 16.1km/L, 고속 16.7km/L, 복합 16.4km/L)을 기록하며
동급 최고 연비 성능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수준 높은 드라이빙이 최고 특징이다. 고출력 전기모터는 즉각적으로 토크를 전달, 더욱 빠르게 가속할 수 있고 E-CVT(전자 제어 무단변속기)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에서 발생하는 변속 충격이 전혀 없다는 것도 장점. 가솔린 엔진의 구동없이 전기모터만으로 시동을 걸 수 있고, 저속 주행 시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엔진만으로 달리는 차보다 훨씬 조용하고 편안하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국산 하이브리드 시장을 개척해온 현대기아가 선보인 2015년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토크와 연비를 개선한 세타II 2.4 엔진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더해 파워 드라이빙과 친환경, 연비 효율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안정적이고 다이내믹한 주행은 물론, 저토크로 주행 시에는 전기차(EV) 모드로 자동 변환되어 배터리와 모터의 힘만으로 주행하며 리터당 16km의 획기적인 연비를 달성했다. 또 기존의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유압 전달 경로 축소로 제동 거리를 단축시키고, 회생 제동량 확대로 연비를 더욱 향상시켰다. 에너지 흐름도와 나의 운전 모드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4.6인치 LCD 클러스터의 하이브리드 전용 콘텐츠도 눈에 띈다. 그 밖에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 다양한 첨단 어시스트 기능으로 더욱 안전한 운행이 가능해졌다.
닛산 리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이자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100% 전기차. 모델명도 대기를 정화하는 나뭇잎(leaf)에서 따왔다. 리프에 장착된 AC 전기모터는 최고 출력 80kW(109ps), 최대 토크 254Nm(25.9kg·m)의 힘을 발휘하며 V6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유사한 수준의 강력한 순간 가속력을 자랑한다. 그뿐 아니라 속도 감응형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과 독립식 스트럿 서스펜션은 탁월한 핸들링과 민첩성을 제공한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차체 중심에 위치해 차량 제어가 용이하다. 이 외에도 ABS(Anti-locking Braking System), EBD(Electronic Brake Force Distribution), 제동 보조 기능(BA, Break Assist) 등 다양한 주행 안전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특히 충전이 쉽고 편리한데, 급속 충전 시 3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고 가정에서는 6.6kW에서 4시간 정도면 충전이 완료된다.
BMW i8
BMW의 서브 브랜드 BMW i의 두 번째 모델인 BMW i8은 공기역학적 디자인과 미래지향적 실내 공간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BMW i8은 BMW i만의 특별한 설계 개념인 ‘라이프 모듈’과 ‘드라이브 모듈’로 구성되었다. 라이프 모듈은 탑승 공간을 구성하는 것으로 신소재인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으로 제작했고, 파워 트레인과 고전압 배터리, 섀시 등이 통합된 드라이브 모듈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또 i8에는 BMW 이피션트다이내믹스(EfficientDynamics)의 가장 최신 기술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최초로 적용했다. BMW 트윈파워 터보 기술과 지능형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적용된 BMW eDrive 기술의 결합을 통해 최고 출력 362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효율성 또한 뛰어나 EU 기준으로 47.6km/L의 놀라운 연비를 보여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9g/km로 적다. BMW i8은 2015년 3월부터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