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선강퉁(深港通)' 이르면 5월 시행… 中본토 중소형株 투자 길 열려

'선강퉁(深港通)' 시행이 다가오고 있다. 선강퉁이란 중국 선전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것. 지난해 11월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滬港通)'이 시행된 데 이어 선강퉁 역시 이르면 올해 5~6월 시행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선전증시는 중국의 소비재와 정보기술(IT) 종목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상하이증시가 한국의 유가증권시장이라면 선전증시는 코스닥시장에 해당한다. 선강퉁이 시행되면 중국 중소형주 투자 길이 열리는 것이다. 선강퉁 시행에 앞서 선전 주식을 많이 담고 있는 중국 본토 펀드는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선전증시 시가총액 세계 8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52.9% 오르며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올 들어선 상하이종합지수가 주춤하고 있지만 선전종합지수는 17% 가까이 오르고 있다. 선전종합지수는 지난해 33.9% 오르며 아시아에서 상하이종합지수 다음으로 많이 올랐다.

9일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선전거래소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2조1000억달러에 달했다. 전 세계 거래소 중 8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거래소의 시가총액(1조2000억달러)보다 크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월평균 1조1000억달러로 상하이거래소·뉴욕증권거래소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째로 규모가 크다.

선전거래소는 지난 1990년 상하이거래소가 설립된 다음 해인 1991년 문을 열었다. 선전증시는 상하이증시에 가려 그동안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선강퉁이 시행되고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늘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수는 1631개로 상하이거래소(1007개)보다 600개 이상 더 많다. 선강퉁이 시행되면 선전 300지수 종목 등 300여개 기업 주식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성장성 큰 중소기업 대거 포진

선전거래소는 한국의 코스닥시장과 비슷하다. 규모가 큰 대기업이 주로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돼 있다면 선전거래소에는 IT 관련주와 같은 중소형주가 많다.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중소기업 수는 지난 2004년 40개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737개로 늘어났다. 선강퉁이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 본토의 대표적인 기업 이외에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형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을 보면 필수소비재 업종에서 잘 알려진 중국 대표 가전업체인 메이디(Midea), 주하이거리(Gree), TCL 등이 있다. 음식료 업종에서는 주류 기업인 우량예, 돼지고기 가공업체 수앙후이 등이 있다. 중국 내 대표적인 영화미디어 기업인 화이브라더스, 중국 동영상 서비스 업체 러스왕 등도 선전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구조 개혁도 서비스와 소비산업 육성에 초점을 두고 있어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경기소비재, IT, 의약 바이오 업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선전 주식 담은 중국펀드 선전

중국 본토 펀드를 이용해 간접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국 본토 펀드 중 선전 주식을 많이 담고 있는 펀드는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H[주식]_A', '동부차이나본토증권자투자신탁(H)[주식]ClassA' 등이 있다. 이 펀드들은 올 들어 10%가 넘는 수익을 거두며 중국 본토 펀드 중 가장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후강퉁 시행 이후 상하이거래소의 대형주가 급등하면서 선전거래소의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하지만 올 들어 중소형주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펀드 수익률이 좋아졌다. 'KB중국본토A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A'도 선전 주식을 많이 담고 있지만 올 들어 수익률은 3.3%로 두 펀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