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대로… 건설·증권株 "好시절 왔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전격 인하에 증시 관련주들이 크게 들썩였다. 대출 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경기 활성화 기대감에 주요 건설주가 일제히 올랐고, 수혜가 예상되는 증권주도 강세를 기록했다. 더 이상 금리가 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일부 은행주도 상승했다.

◇건설·증권주 들썩

12일 오전 10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증시에 전해지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업종은 건설업종이었다. 코오롱글로벌이 7% 넘게 올랐고, 현대산업개발이 3.5% 오른 4만8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계룡건설·KCC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업체들의 주가가 대부분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내려가면 주택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하 당시 주택 수요가 늘어나며 강남 지역의 집값이 올랐었다.

금리 인하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증권주도 상승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5% 넘게 올랐고, 키움증권도 4%가량 올랐다. 한양증권·신영증권·골든브릿지증권 등 다른 증권주들도 동반 상승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국내 투자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란 관측이 영향을 줬다. 기준 금리 하락으로 적금·예금 이자가 떨어지면 주식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내 증권사들은 주로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데,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실적에도 도움이 된다.

올 들어 증권업지수는 1700대 후반에서 1900대 중반까지 오른 상태다. 올해 기준 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증권업지수가 상승 흐름을 탔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옆걸음을 걸었고, 금리 인하에 따른 피해 업종으로 분류되는 보험업지수는 1만9000대에서 1만7000대로 떨어졌다.

◇증시 전반 호재… 효과 크진 않을 듯

증시 전문가들은 기준 금리 인하가 증시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가계 부채 우려가 있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확실하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증시 상승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환율 상승(원화 약세)이 수출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는 환율 상승 효과를 가져오는데, 국내 대형주들은 수출주가 많기 때문에 호재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단행 후 3개월 사이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7% 가량 상승한 바 있다.

다만 금리 인하 효과가 크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업종은 IT와 자동차인데, IT와 자동차는 금리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저렴한 금리를 활용해 할부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수요가 생길 수 있지만, 전기차나 수소차 판매 증가 등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 변화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는 은행주 주목

금리 인하에 따라 건설업종과 증권주의 수혜를 볼 수 있지만 향후에는 은행주의 흐름도 좋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은행업종은 금리가 내려가면 순이자마진(NIM)이 악화되기 때문에 악재로 작용하지만, 현재 금리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금리 인하 발표 이후 일부 은행주의 주가가 상승했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3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로 추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은행주 입장에선 순이자마진이 더 이상 나빠지진 않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라는 악재가 다 나온 것이라고 보고 은행주 주가가 오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