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펀드 2260억 결성… '제2 명량' 나올까

지난해 개봉해 1761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명량은 18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음에도 현재까지 약 100%(두 배)의 투자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최소 45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이 영화·애니메이션·뮤지컬 등 문화 콘텐츠 시장에 풀린다. 최근 몇 년간 일부 영화가 100%를 훌쩍 넘는 수익을 가져다주며 '대박'을 터뜨리자, 이에 따라 투자 시장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문화 콘텐츠 펀드, 2260억원 이상 신규 결성 예정

25일 중소기업청 산하 모태펀드 운용 기관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올해 안에 약 2260억원 규모의 문화 콘텐츠 분야(영화 포함) 벤처 펀드가 새로 결성될 예정이다. 한국벤처투자가 출자자로 참여하지 않는 펀드까지 합치면 결성 규모는 이보다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결성된 문화 콘텐츠 펀드 규모가 약 1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한국벤처투자는 현재 문화 콘텐츠 분야 펀드의 운용사를 선정하기 위해 심사 중이다. 콘텐츠 제작 초기 단계에 70%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기획 개발 목적 펀드, 자본금 10억원 이하 영세 콘텐츠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은행 등 재무적 출자자에게 출자받아 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펀드와 방송 영상 관련 펀드, 그리고 한국영화 전용 펀드 등 5개다. 총 13개 벤처캐피털이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새로 결성될 펀드뿐 아니라 이미 결성된 펀드에서 투자되고 남은 돈까지 더하면 가용 투자금은 4500억원을 훌쩍 넘는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문화 콘텐츠 펀드의 투자 여력은 총 2274억원이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수상한 그녀 등 수익률 좋아

문화 콘텐츠 시장에 대한 투자 활성화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 사례들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수창업투자·산수벤처스 등은 지난해 1월 개봉한 영화 '수상한 그녀'에 17억원을 투자해 193%의 수익을 얻었다. 벤처캐피털은 아니지만 대명문화공장은 약 20배에 가까운 영화 투자 수익을 내며 신기록을 세웠다. 대명문화공장은 지난해 11월 개봉한 저예산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 1억원을 투자했는데, 수익률이 2000%를 넘었다. 이 외에도 '명량'과 '국제시장' 등이 100% 이상의 투자 수익률을 기록했다.

영화 투자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0.3%에 불과했던 모태펀드 출자 영화 전용 펀드들의 수익률이 2년 만에 23.6%로 급등했다"면서 "한류 열풍 등에 힘입어 영화 및 콘텐츠 투자 수익률이 해마다 좋아지고 있어, 앞으로도 콘텐츠 투자 시장은 점차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달간 문화·콘텐츠에 430억원 투자

올 들어 문화·콘텐츠 업계에 대한 벤처 투자는 이미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두 달간 400억원 이상이 투자돼 전년 동기 대비 큰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1~2월 영상·공연·음반 분야 신규 투자금은 총 43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208억원)에 비해 배 이상 큰 금액이다.

대표적인 투자 사례로는 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 있다. 대성창업투자·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미시간벤처캐피탈 등이 약 40억원을 투자했다. 총 제작비(99억원)의 40%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관객 수 273만명이었는데, 이미 38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현재 관객 수와 부가 판권 등을 적용해보면 수익률이 약 30%에 달할 것으로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은 예상한다.

에스엠콘텐츠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창작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에 10억원을, '로기수'에 4억원을 투자했다. 에스엠콘텐츠인베스트먼트는 이 외에도 올 상반기 중 영화에 30억~40억원을, 공연 분야에 20억~3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