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지역별 맞춤 방송 시작합니다"

"지난 몇 년간 한국 문화라고 하면 K팝이나 한류 드라마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세계적으로 보면 지역이나 인종·연령별로 관심 있는 한국 관련 콘텐츠가 다릅니다.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방송이라면 거기에 맞춰야죠."

방석호(58) 아리랑TV(국제방송교류재단) 사장은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개편설명회에서 "세계 모든 지역에 같은 편성표로 방송하는 게 아니라, 지역 특성에 맞춘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히스패닉 등 이민자가 많은 미국 서부에선 K팝에 관심이 크지만, 화이트칼라의 백인이 많은 동부에선 시사교양 콘텐츠 수요가 높습니다. 그런 걸 반영해야죠."

작년 12월 임명된 방 사장은 홍익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정보법학회장, KBS 사외이사를 지낸 방송통신 전문가다. 사장 부임 후 처음 이뤄지는 이번 개편에선 9개 프로그램이 신설되고, 외주 제작 비율도 늘렸다. 큰 방향은 새 포맷의 프로그램 개발과 보도 기능 강화로 모아졌다.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나승연을 MC로 영입해 국내외 이슈에 관해 토론을 벌이는 '슈터스(Shooters)', 100만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시청자가 실시간 참여하는 퀴즈쇼 등이 야심작이다.

또 방 사장은 "뉴욕의 UN 본부 안에서 방송되는 채널 방송권도 성사 직전"이라며 "100여개국의 국제방송사들이 참여하는 UN 내부방송을 통해 아리랑TV도 세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보도 기능을 강화한 것도 24시간 뉴스채널로 운영해야 하는 UN 내부 방송 기준에 맞추기 위한 조처다. 국제방송교류재단이라는 정식 명칭을 아예 '아리랑 국제방송원'으로 바꾸는 법안도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사람들에게 이미 '아리랑TV'라는 브랜드가 각인된 만큼 정식 명칭도 아예 '아리랑TV'로 바꾸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말처럼, 아리랑TV도 다이내믹한 조직이 돼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