證市에 찾아온 봄… 거래량 늘며 증권株 '활짝'

증권 관련주가 최근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6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코스피지수도 2000선을 넘어서는 등 국내 증권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거래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대로 낮춘 것도 증권주 상승에 호재가 되고 있다.

올 들어 KTB투자증권은 80.4% 상승했다. 유진투자증권은 75.1%, 유안타증권은 68.6% 상승했다. 교보·동부·키움·골든브릿지증권은 50% 넘게 올랐다. NH투자증권이 40.5%, KDB대우증권이 31.7% 오르는 등 대형 증권사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증권업종지수는 31.5%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6.5%, 코스닥지수가 19.8%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높았다.

◇3월 일일 평균 거래대금 8조 넘겨

지난해까지 5조~6조원에 머물던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일일 평균 거래대금은 올 들어 7조원을 넘기더니 3월에는 30일까지 기준으로 8조554억원을 기록했다. 일일 평균 거래대금이 8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12년 2월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증권사는 일일 평균 거래대금이 7~8조원은 돼야 증권 거래 중개(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이익을 낼 수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이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을 전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31일 코스닥지수는 650.49로 마감하면서 올 들어 둘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코스피지수는 2040선을 넘어섰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코스닥지수가 600선을 넘어섰고 거래대금도 함께 늘어났다"면서 "대우증권·한국금융지주 등 주요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은 전 분기 대비 16%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 기준금리 인하 등 호재

증권사들이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도 증권주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자산 기준 상위 10위권 증권사 중 KDB대우·삼성·현대·대신증권은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이 219% 증가했고, 미래에셋증권은 190% 증가했다. 10~20위권 내 증권사들도 대부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이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증권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채권 평가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

또 기준금리 인하는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도 있다. 낮아진 예금 금리 등에 불만을 느낀 사람들의 돈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증시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증권업계 종사자의 10%가 줄어드는 등 강력한 구조 조정이 진행됐다"면서 "이에 따라 비용이 줄어들었는데 금리 인하 영향으로 매출은 늘어나면서 증권업계의 영업이익도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오는 6월 주식 가격 제한 폭이 상하 30%로 확대되면 거래대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금리 인상 등 악재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증권주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악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는 6월 주식 가격 제한 폭 확대가 호재가 아니라 악재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과도한 손실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가격 제한 폭 확대에 따라 오히려 증시에서 돈을 빼서 채권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도 악재로 해석된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FRB가 기준금리를 9월 이후에 인상하면 증권주가 더 오를 수 있지만, 6월에 인상한다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