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MBA] '사회적공헌+이윤극대화' 두 토끼 잡는 '마법의 CSV'

기업이 본연의 이윤 추구 활동에서 법령과 윤리를 준수하고, 더 나아가 이해 관계자들의 요구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책임 있는 행동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고 한다. 기업 활동이 사회나 국가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커짐에 따라 산업 현장과 경영학계에서 CSR이 핵심 화두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CSR의 확대에도 대부분의 노력이 폐해를 줄이는 것과 일방적 기부 활동에 국한되어 있어 진정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일부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CSR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본연의 가치창출활동과 사회적 공헌을 일체화시킨 '공유가치창출 (CSV: Creating Shared Value)'이라는 개념이 시도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업과 무관한 영역에서 사회공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원료조달, 생산, 물류, 판매 프로세스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활동을 내재화시킴으로써 이윤과 사회적 가치창출을 동시에 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가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최고급 원두만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면 커피 농가와 공정무역을 후원하는 효과가 있다"고 홍보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와 판매 가격을 높이는 것이 CSV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커피 생산자와 스타벅스는 이윤을 증대시킬 수 있고, 소비자는 질 좋은 커피를 마시면서 좋은 일을 한다는 심리적 만족까지 얻을 수 있어 참여자 모두가 혜택을 누리고 지속적으로 공유가치창출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렇게 '도랑 치고 가재 잡는' CSV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차원에서 기존 사업을 뜯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과 시장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찾는 것이다. 요즈음 소비자들의 사회적 의식 수준이 높아져 친환경 제품이나 윤리적 기업에 대한 선호도와 추가 지급 의향이 올라감에 따라 이런 기회는 확대되고 있다. 세계적인 식품기업인 네슬레가 깨끗하고 건강한 식품을 지역사회의 생산자들과 협력하여 함께 만들고 공급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은 좋은 예이다.

둘째, 원료 구매, 생산, 물류, 판매에 이르는 가치 사슬에서 기존의 성공 법칙인 효율성 극대화와 비용 최소화에서 탈피하여 환경과 공익을 생각하는 노력을 통해 기업과 사회가 모두 혜택을 받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류회사가 트럭 운전기사들에게 교통질서와 안전 운전을 철저히 지키도록 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줄이는 것은 사고로 인한 운영 비용의 낭비를 줄일 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회사라는 기업 이미지와 교통질서 확립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매우 좋은 활동이다.

셋째, 기업이 사업 영역과 연관이 있는 분야의 균형 발전을 위해 건전한 생태계를 육성하는 것이 CSV로 이어질 수 있다. 클러스터란 서로 관련된 산업이나 기업들이 모인 집적체인데 단순한 산업단지를 넘어 연구개발과 협력 네트워크, 사회문화적 제도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기업이 클러스터를 육성하면 주변의 대학, 연구소들의 연구 실적을 효과적으로 사업화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교육 훈련 제공 등 사회적 가치에도 기여할 수 있다.

부의 편중과 기업의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공공의 분노와 감시가 고조된 오늘날 기업이 사회적 공헌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이윤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참신하면서 귀가 솔깃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창의적인 CSV 기회의 발굴은 단기 성과주의의 극복과 사회 전체를 염두에 둔 장기적 관점의 상생 방안을 찾는 노력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