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人] "네파, 2020년까지 모두 2900억원 투자…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로 우뚝 설 것"

"요즘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 한계를 맞았다고 하는데 저는 다르게 봅니다. 최근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10여년간 너무 빨리 성장하는 바람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에요."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NEPA)의 박창근 대표는 6일 서울 시내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아웃도어 업계가 전반적으로 매출이 제자리에 머무는 등 시장이 최근 위축된 모습"이라며 "하지만 이런 현상은 경기(景氣) 부진에 따른 소비 침체에다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이 급격히 늘면서 단기적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리바이스 코리아 사장, 제일모직 부사장 등을 거쳐 작년 3월부터 네파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패션업계에서 몸담으면서 터득한 경험으로 볼 때 "최근 아웃도어 시장은 '성장통(痛)'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2차 성장을 위한 성장통은 어느 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다만 이 시기에 기업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시장에서 사라질 수도, 한 단계 더 성장해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설 수도 있습니다."

박 대표는 네파를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총 29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그는 구체적으로 브랜드 강화를 위한 마케팅에 1800억원, 매장의 대형화·고급화에 700억원, 제품 연구·개발(R&D)에 400억원을 쓴다는 계획을 이날 공개했다.

"패션 산업에서 생존의 기본은 다양하면서도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촉시키는 것입니다. 아웃도어 의류의 본질인 '기능'을 강화하면서 '패션 감각'까지 더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승산(勝算)이 있습니다."

박 대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2020년까지 유럽의 주요 거점 도시와 중국 등에 500개 매장을 세우고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올해 7월 프랑스 몽블랑 산악 지대의 대표적 관광지 샤모니에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단독 매장)를 열어 유럽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기로 했다. 내년에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 매장을 오픈한다.

박 대표는 "지난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네파의 국내 업계 순위가 기존 5위에서 4위로 올라간 걸 보면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며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2020년에 연간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