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일수록 부지런하고 활동이 강하다고 한다. 쉴 때 쉬고, 놀 때 노는 일이 구분될수록 삶은 활기에 넘칠 수밖에. 쉴 때를 예비해 저축을 충분히 하는 관습이 생겨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여유를 가지고 쉴 때 여행을 가는 일 또한 생활의 일부가 요즘이다.
정부는 올해도 세 번째의 ‘관광주간’ 행사를 5월 1일부터 14일간 개최한다고 한다. 관광이 국민 행복 일부를 실현한다는 취지다. 외부의 환경이 아니라 하더라도, 삶의 여정 중 삼삼오오 여행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삶을 경험하는 일, 사람이라면 이 어찌 마다하랴.
사람마다 다른 차이가 있겠으나 여행의 목적의 하나가 새로운 시간과 장소에 있고 싶어 하는 본능 아닌지, 그래서 다시 되돌아가는 기쁨을 느끼고 싶어 하는 건 아닌지 하는 봄바람 같은 생각이 빠진다. 이럴 땐 반드시 떠오르는 여행 장면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당연지사 누구나 아름다운 여행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그 시간을 몸으로 느끼고 싶어 몸살을 앓듯 떠나는 여행이란, 언제나 새로운 삶의 충동이 되곤 한다. 새로운 무엇을 만나는 것, 이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매일 시곗바늘 쳇바퀴 돌 듯 도는 일상사, 직장에서의 일, 사회에서의 일, 집에서의 일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일정한 틀. 이 모두가 소중한 일임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여행, 아니 그 소중한 일이 곧 행복임을 느끼게 해주는 여행은 현대인 삶의 극히 일부임은 분명하다.
천상병 시인은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냐’며 인생을 세상에 나온 소풍으로 여겼다. 아마도 그것도 봄 소풍으로. 누구나 그러하듯 나 또한 봄을 다시 맞이함에 새 힘을 느끼고 있다. 나만의 행복감을 느끼는 일, 그렇다. 분명 시간과 장소를 넘나들게 한다.
어쩌면 우리 인생 자체가 하나의 여행인지도 모른다. 시간 여행이라는 말로 빗대기라 억지가 있겠으나, 편하게 여행으로 여기는 일도 그리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여행하듯 사는 일, 물론 자유로운 느낌이 들지만, 그 안엔 매우 정확한 계획이 맞물려 돌아가야 즐거움이 배가된다.
지금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나는 지구라는 곳에 관광을 온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보는 사람마다 즐거움을 주도록 움직이자며 다짐을 한다. 그랬다.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곧 행복임을 어찌 강조하랴! 하, 지금 이 생각, 나만 한 번 스치는 일이 아니길 바라본다. 혹시 우린 모두 관광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