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테러리즘은 '인류적 과제'

얀 엘리아슨(Jan Eliasson·사진) UN 사무부총장이 13일 고려대 학생들에게 국제 정세에 관해 강연을 했다. 고려대·외교부·UNDP(유엔개발계획) 서울정책센터가 이날 오전 서울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으로 엘리아슨 부총장을 초청해 '새로운 글로벌 정세:UN과 회원국의 도전 과제'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열었다.

2012년 7월 UN 사무부총장으로 임명된 엘리아슨은 스웨덴 물 원조 프로젝트 회장, 수단 다르푸르 지역 UN 사무총장 특사, 제60회 UN 총회 의장직 등을 맡으며 다양한 국제 활동에 참여해왔다. 인도적 지원 분야의 첫 UN 사무차장이기도 한 그는 2000년부터 5년간 주미 스웨덴 대사를 지냈으며, 2006년 스웨덴 외교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엘리아슨 부총장은 지난 12일 대구·경북에서 열린 '제7차 세계물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날 강연에서 엘리아슨 부총장은 "과거에는 국제적 이해관계와 국익이 상충됐지만, 최근 기후변화나 테러리즘 같은 문제는 반드시 국제적 관점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양복 안쪽 주머니에서 UN헌장을 꺼내며 "늘 이 헌장을 갖고 다니다 보니 (닳아서) 벌써 12번이나 갈았다. 테러리즘은 인류에 대한 도발이자 이 헌장에 대한 도발이기도 하다"고 인류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UN 출범 70주년을 맞는 해"라며 "UN헌장에 나오는 첫 세 단어 '위 더 피플스(We the peoples)'를 생각하며 1945년 UN 출범 당시 우리의 꿈이 무엇이었는지를 떠올려 달라"고도 했다. UN의 향후 비전을 묻는 질문에 엘리아슨 부총장은 "개발·평화·인권 3개의 축을 기본으로 삼되 변화된 세계에 발맞춰 안전보장이사회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30분가량 이어진 그의 강연은 "올바른 시민사회는 가장 취약한 계층에 눈을 돌리는 사회"라는 말로 마무리 지었다.

이날 강연에는 고려대 학생 60여명이 참석, 강연 후 15분간 열띤 질의응답을 했다. 세르지오 메르쿠리 주한 이탈리아 대사, 입 웨이 키앗 주한 싱가포르 대사 등 20개국 주한 대사와 염재호 고려대 총장, 엔 마리 슬로스 칼슨 UNDP 서울정책센터 소장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