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場서 株價하락… IT부품·인터넷·게임株 울상

코스피지수가 2100을, 코스닥지수가 700을 각각 넘어서는 등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에 정유와 화학, 조선업종 등이 많이 올랐고, 오랜 기간 부진했던 건설과 증권, 유통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달 들어 안 오른 업종을 찾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상승장 속에서도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못하거나, 오히려 크게 하락한 업종들도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IT 부품주들이 최근 약세를 보였다. 또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상승세를 보였던 인터넷주와 게임주 등에서도 이달 들어 조정을 받는 종목들이 많았다.

◇기대 못 미치는 갤럭시 S6 우려에 스마트폰 부품주도 약세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생산하는 인터플렉스는 28일 주가가 전날보다 3.44% 내렸다. 최근 사흘 연속 이어진 약세로, 이달 들어 하락률은 28.14%에 이른다. 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과 안테나 등의 부품을 만드는 파트론도 이달 들어 19.58% 떨어졌다. 이 밖에 아모텍과 알루코, 비에이치 등 다른 스마트폰 관련 부품주들도 같은 기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주요 스마트폰 부품주들이 최근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는 것은 주요 납품처인 삼성전자의 신제품 스마트폰인 '갤럭시 S6'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초 스마트폰 부품주들은 갤럭시 S6 출시 기대감에 이달 초까지 강세를 보였던 종목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10일 갤럭시 S6가 출시된 이후, 최근까지의 판매 실적은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22일까지 집계된 갤럭시 S6의 판매량이 예약 판매량인 30만대에 못 미치는 약 20만대 수준을 기록 중"이라며 "갤럭시 S6의 판매량은 이전 제품인 S4를 넘어서기 힘든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성장 고민 부딪힌 인터넷주, 게임주 등도 고전

최근 신규 사업의 성과가 예상보다 저조하거나, 성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인터넷주와 게임주 등도 약세를 보인 종목이 많았다. 지난해 합병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뛰었던 다음카카오는 지난 2월 이후 주가가 점차 내림세를 보였고, 이달 들어서도 5.37% 떨어졌다. 다음카카오는 최근 카카오게임의 매출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데다, 카카오페이 등 신규 사업에 대한 마케팅 비용 부담이 크게 늘면서 실적이 예상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SK커뮤니케이션즈도 업무용 메신저 등 주력 사업에 대한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며 이달 들어 주가가 8.56% 하락했다.

일부 게임주의 하락 폭은 더 컸다. 온라인 게임업체인 소프트맥스는 신작 게임인 '창세기전4'의 흥행 성공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27% 넘게 하락했고, 파티게임즈도 13.7% 내렸다.

◇'옥석 가리기' 진행 업종에서 경기 민감주로 투자 몰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의 투자금이 주로 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수출주와 내수주, 금융주 등으로 쏠리는 반면 올 초까지 강세였던 인터넷 관련주와 게임주, IT 부품주 등은 점차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주요 신규 사업이나 신제품 등의 성공 가능성이 엇갈리면서 실적 부진 위험도 있는 이 업종들보다, 오랜 경기 침체 속에서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업종들로 투자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특히 게임주 등 일부 IT 소프트웨어 업종은 경기가 침체될 때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경기 방어주'에 속한다"며 "유럽, 중국 등의 경기 부양책과 국내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예상이 늘면서 경기 방어주에서 경기 민감주로 돈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