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에 경고 그림' 法案, 13년 만에 국회 통과될 듯

담뱃갑에 흡연 경고 그림을 부착하자는 주장이 처음 나온 지 13년 만에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넣도록 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 소위를 통과했다고 1일 밝혔다. 오는 6일 열리는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내년 11월부터 담뱃갑에 경고 그림이 부착될 전망이다.

개정안은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그림과 문구를 담뱃갑 앞·뒷면 면적 50% 이상 크기로 넣도록 했다. 경고 그림의 비율은 30% 이상을 차지하도록 했고, '다른 사람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간접흡연의 폐해를 지적하는 문구도 추가된다.

이 법안은 지난 2월 26일 보건복지위를 통과했지만, 3월 3일 법사위에서 김진태 의원(새누리당)이 "혐오 그림은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법안심사소위로 넘겨 더 논의하자고 했다. 1일 소위 논의 과정에서도 김 의원은 경고 그림 비중을 20%로 줄이자고 주장했지만, 복지부는 원안 고수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경고 그림은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를 달아 통과됐다.

우리나라에서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부착하자는 주장은 2002년 처음 나왔고, 2003년 국제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WHO FCTC)에 서명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FCTC는 "경고 그림이 흡연율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므로 담뱃갑에 부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13년 동안 11차례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작년 12월 국회에서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안이 통과됐지만, 경고 그림 부착은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