投資자문사 다시 주목… '톱 5' 수익률 年 25%

또 한 번 자문사 전성시대가 찾아올까. 지난 2010~2011년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던 자문사의 일임형 상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향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데, 수익률이 좋은 회사의 경우에는 1년간 돈을 맡기면 20% 안팎의 수익을 내고 있다.

◇5개 자문사, 1년 수익률 25.5%

국내 투자 자문사 중에서 최근 1년 기준으로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상위 5개 회사는 파레토·글랜우드·에셋디자인·밸류시스템·이룸이다. 이들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평균 수익률이 25.5%다. 1억원을 맡겼을 때 2000만원 이상(세전 기준) 돈을 불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일임형 계약 금액이 10억원 이상이면서 1년 수익률을 공개한 36개 자문사의 평균 수익률은 7.5%였다. 같은 기간 국내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펀드는 2.4% 수익을 냈다.

투자 자문사의 계약 금액은 2011년 이후 또 한 번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 자문사의 계약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8조5000억원이다. 2011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벗어나 증시가 살아나면서 자문사를 찾는 고액 자산가들이 늘자 계약 금액이 23조원까지 늘었다가 2012년 19조원대로 줄었다. 2013년에 21조6000억원으로 약간 불어났다가 지난해에는 28조원을 넘었다.

자산운용사가 펀드 환매(돈을 찾아가는 것)에 시달리며 돈이 빠져나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8조원이 넘는다.

주가지수가 2100 이상으로 상승하자 그동안 손실을 봤던 펀드 투자자들이 환매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어 자금 이탈에 어려움을 겪는 운용사가 많다.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형주 발굴에 집중

수익을 잘 내는 자문사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형주 40~60개 정도를 발굴하는 데 시간을 쏟는다고 설명했다.

1년 수익률이 30%를 넘은 파레토투자자문은 지난 2009년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인 윤재현 대표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 함께 만든 회사다. 증권사 영업점 PB(프라이빗뱅커) 소개로 돈을 맡기는 고액 자산가들이 대부분인데, 올해 200억원 이상 신규 일임 계약을 받았다.

윤재현 대표는 "증권사에서 종목을 분석하던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가치에 비해서 주가가 낮은 중·소형주를 발굴하고, 주가가 고평가된 종목을 걸러내는 데 오랜 시간을 들인다"고 설명했다.

2010년 설립된 밸류시스템투자자문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40여개 종목을 발굴한다. 이 회사는 1년 수익률이 23.9%, 2년 기준으로는 44.1%다. 올해 400억원 넘는 자금이 들어왔는데 기업 고객이 많다. 정환종 대표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40% 정도는 중·소형 성장주를 담는데, 과거 10년간 주가가 어떤 흐름을 보였는지 살펴보고 국내 주가지수보다 꾸준히 많이 올랐던 종목 100개를 골라낸다"면서 "이후 탐방을 통해 향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기업인지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전했다.

페트라투자자문은 총 수탁고의 절반이 대학 기금이나 패밀리오피스(한 집안의 자산 관리를 종합적으로 해주는 서비스) 등 외국계 자금이다. 일임형 상품의 3년 누적 수익률은 70%에 달한다. 용환석 대표는 "요즘 외국에서 소문을 듣고 직접 찾아오는 큰손들이 많아졌다"면서 "이들은 짧게 투자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번 투자한 뒤 계약 기간을 늘리는 식으로 장기 투자를 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자문사가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아니다. 일부 자문사는 최근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고객들이 손실을 봤다.

박진석 하나은행 PB는 "자금이 급격하게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자문사의 경우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자문사는 사실상 대표의 역량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대표의 투자 이력과 장기 운용 성과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