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MBA] 긍휼히 여겨라, 그리하면 창의성 솟을지니

◇딜레마

해가 지날수록 바닥을 향하는 회사 주가에 나 사장은 고민이 많다. 국내외 경제환경이 점점 더 혹독해지니 경영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자기 합리화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불황에도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는 기업의 소식은 자꾸만 들려온다. 어려운 상황을 오히려 번창하는 기회로 바꿀 수는 없을까?

◇해결책

시장을 선도하는 창의적 차별화에 답이 있다. 창의성은 투입이 무한하고, 현격히 차별화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창의성이 기업에 가장 핵심적 경쟁 우위 요소라는 것을 모르는 경영자는 없다. 그래서 나 사장은 직원들을 강요하고 닦달한다. 그러나 직원들은 변함이 없다.

창의성은 어디서 나오는가? 경영자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머리에서 나올까? 정답은 '아니다'다. 창의성은 '가슴', 그것도 '사람을 긍휼히 보는 가슴에서 나온다'가 정답이다.

몇 가지 사례를 보자. 우리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걸작인 세종대왕의 '한글'은 머리에서 나왔나, 가슴에서 나왔나? 한글 창제 이유가 기술되어 있는 '훈민정음 예의본'에 명확한 대답이 나와 있다. 뜻하는 바를 표현하지 못하는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세종대왕의 따뜻한 가슴이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한글의 기원이라고.

또 다른 사례는 전화다. 인류 삶에 획기적인 전기(轉機)를 마련했다는 전화를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1854년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안토니오 무치(Antonio Santi Giuseppe Meucci)다. 일하러 나가야 했던 그는 중병으로 침대에서 생활하는 아내가 걱정돼 전화기를 발명했다. 작업장에서도 아내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서다. 아내를 긍휼히 여기는 사랑의 가슴으로 만든 것이다.

그 외에도 저임금 노동자의 편의를 위해 개발된 대중적인 자동차 포드의 모델 T,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구글의 무인 자동차, 딸에게 줄 개구리 장난감을 만들다 발명하게 된 스콧 크럼프(Scott Crump)의 3D 프린터 등 창의적인 제품 대부분은 인간을 따뜻한 가슴으로 들여다본 결과의 산물이다. 최근 대박을 쳤던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도 있다. 하루하루 바쁘고 힘든 도시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시청자에게 작은 위안을 주고 싶어 기획했다고 한다. 역시 사람을 향한 따뜻한 가슴이 대박의 씨앗이다.

자, 이제 창의성이 따뜻한 가슴에서 나온다는 명징한 사실을 이해했을 것이다. 머리를 써야 창의성이 나온다고 믿어왔던 우리 경영자들은 이를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 직원을 창의적인 인재로 만들기 위해서는 경영자가 먼저 창의적인 리더가 되어야 한다. 리드의 대상인 직원을 향한 창의성, 즉 따뜻한 가슴으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리더인 경영자가 먼저 직원들을 따뜻한 가슴으로 볼 때, 직원도 긍휼로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둘째로, 직원들에게 머리 대신 가슴을 쓰라고 강조해야 한다.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시장 속으로, 사람 속으로 들어가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는 머리로 만든 단기간의 성과에 현혹되지 않는 합당한 대우를 해야 한다.

셋째는 여유 주기다. 여기서 말하는 여유는 시간의 길이와 자율을 의미한다. 시장이나 사람을 가슴으로 보려면 시간적인 여유와 자율적인 선택의 여유가 필요하다. 쫓기고 수동적인 삶 속에서는 누군가를 따뜻한 가슴으로 들여다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왜'라는 질문을 광범위하게 허용해야 한다. 직원의 보고에 '왜'라고 물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생각을 한다. 경영자의 판단에 대해서도 직원이 스스럼없이 '왜죠?'라고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왜'가 위 아래로 성행할 때 창의가 가능해진다.

따뜻한 가슴으로 갖춘 창조력을 발휘해 우리 직원들의 창의성을 길러내자. 갈수록 경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도 더 이상 두렵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