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增設에 반도체 장비株 '훨훨'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설비 증설과 투자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생산 시설 증가에 따라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비 업체 주가 훨훨

반도체 증착 장비를 생산하는 원익IPS는 5월 들어 주가가 19.1% 올랐다. 삼성전자의 3D 낸드플래시 및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가 올해 하반기에 진행될 경우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관측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테스트 장비를 제조하는 유니테스트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12.6% 올랐다. 플라즈마화학증착장비(PECVD)를 주로 만드는 테스가 16.9% 올랐고, 반도체 세정 장비 업체인 제우스의 주가도 14.9% 상승했다.

반도체 관련 건식진공펌프 생산 업체인 엘오티베큠의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비아트론·ATS젯텍·제이티·알에프세미 등 다른 반도체 장비주들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반도체 업종 지수의 흐름도 좋다. 13일 코스닥 시장에서 반도체 업종지수는 985.67을 기록했는데, 4월 이후 7.8%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 6.4%를 웃도는 수치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생산설비 증설에 따른 장비업체들의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상승이 기대된다"며 "하반기에 다수의 대형 반도체 투자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방산업 투자 기대감

장비업체들의 주가는 전방산업인 대형 반도체 업체의 생산능력에 영향을 받는데, 올해 하반기부터 생산설비 증설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평택 반도체단지 기공식을 열고, 반도체 라인 1기 공사에 착수했다. 총 15조6000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으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이 생산될 예정이다.

반도체 사업 부문은 최근 상대적으로 부진한 스마트폰 사업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며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으로 다시 부상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와 올 1분기에 걸쳐 반도체 사업에서 총 5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런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D 낸드(NAND) 투자 재개 시점도 올해 하반기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D 낸드는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의 하나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기업이지만, 더 높은 원가 경쟁력을 얻기 위해 3D 낸드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신공장(M14) 이전에 맞춰 하반기부터 관련 설비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23일 진행한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올해 설비투자액이 5조원 중반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비업체 실적 전망 밝아

증권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대감에 주가가 오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주가 강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에 실적이 숫자로 뒷받침되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엘오티베큠의 경우 올 들어 4월 말까지 16건의 공시를 통해 총 385억원 이상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는 등 확연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테스의 경우 3D 낸드와 시스템 반도체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 매출이 1201억원, 영업이익은 200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익 IPS 역시 올해 별도 기준 매출액 5055억원, 영업이익 922억원으로 각각 지난해에 비해 22.3%, 40.2%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