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퍼즐 게임

아이들과 요즘 재미있는 놀이에 푹 빠져있다. 이른바 퍼즐게임. 8절지 도화지 크기의 판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캐릭터 그림 맞추어 넣는 퍼즐이다. 이걸 맞추느라 나도 아이들도 집중한다. 맞추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웃기도 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처음에는 손녀딸 놀잇감으로 사주었는데 하다 보니 웬걸 나한테 더 필요한 놀잇감이자 치매 예방에 더 없이 좋은 기구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 3학년 손주와 5살 손녀딸과 할머니. 우린 이것만 잡으면 승부욕이 발동한다. 집중하지 않으면 퍼즐 조각을 맞추기가 어려우므로 초(?)집중해야 한다. 그래도 난 언제나 꼴찌다. 아무리 손주들한테 이겨보려 해도 불가능하다. 꼴찌만 면하고 싶은데 그것이 마음대로 안 된다.

사실 이름도 생소하다. '포켓몬스터' '베이블레이드' '미니특공대' '파워레인저' 아이들에겐 퍼즐을 맞추면서 사고력이나 집중력, 문제 해결 능력이 길러지는 거 같다. 처음에 3판을 사다가 돌려가며 2달쯤 재미있게 가지고 놀았는데 우리 며느리 이번에 새로운 것으로 또 3판 사 왔다. 할머니랑 아이들이 재미있게 노니 보기 좋은가 보다.

겨우 저번 거에 길들어서 꼴찌를 면할까 했는데 새로운 것으로 게임을 하자니 도통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해가 안 된다. 어떻게 5살 손녀딸보다 못하는지…. 그러나 받아들여야지 싶다. 난 60이 훨씬 넘은 할머니니깐.

게임을 하면서 생긴 부작용도 있다. 어느 날  5살 손녀딸이 게임을 시작할 때 "우리 한판 뜰까?" 라고 말한다. 아뿔싸 생각 없이 흥을 돋우려고 내뱉은 할머니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한다. 모든 걸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아이들에게 함부로 말을 하면 안된다는 걸 느꼈다.

퍼즐게임을 통해 얻어지는 긍정적인 면만 생각하기로 했다. 첫째, 손주들과 게임을 통해 소통할 수 있다. 둘째, 내겐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 셋째, 아이들을 TV와 컴퓨터, 핸드폰에서 가끔 벗어나게 한다. 넷째,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 사고력과 집중력이 높아진다.

이 나이에 손주들과 어려운 퍼즐 게임을 하는 내가 스스로 대견하다. 덕분인지 요즘에는 손주들과 사이에 신뢰가 생겨 우린 민주적이 되었고 뭔가 순서를 정할 때는 이것을 통해 순위를 매기기도 하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도 한다. 놀이를 통한 교육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