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태크 칼럼] 10년마다 반복되는 주가버블

증권시장 역사를 돌이켜보면, 저금리 기조에서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되면 필연적으로 주가버블이 초래되었다. 이러한 주가버블이 10년 주기로 되풀이된다는 이론이 바로 ‘10년 단위 주가버블론’이다.

70년대는 전 세계적으로 금값이 폭등한 시기였고, 당시 한국증시는 중동건설 붐을 타고 들어 온 오일머니로 건설주 주가버블이 극심했다. 80년대에는 일본증시 버블과 한국의 금융주 버블이 있었고, 90년대에는 글로벌 IT주 버블이 발생했다. 그리고 2000년대에는 미국의 주택버블과 중국증시 버블이 발생했다.

2010년대 들어와서는 아직 뚜렷한 버블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3년 이상 상승을 지속하며 금융위기 전 고점인 1,550포인트를 돌파한 후 2,100포인트를 넘어가는 미국 S&P지수를 보고 미국 내 일각에서는 주가버블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다.

버블 발생 배경에는 저금리와 과도한 유동성공급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저성장과 저물가(디스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앞 다투어 금리를 내렸고, ‘양적완화’라는 이름으로 역사상 가장 많은 자금을 시중에 풀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지금도 양적완화가 진행 중이다.

시중의 풍부한 자금 중 일부는 채권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해 주식시장을 곁눈질하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에서 완만한 경제회복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주식시장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 중 하나이다.

최근 세계증시 상승의 배경에는 채권 대비 주식의 기대수익률인 일드갭의 상승도 있다. 일드갭(Yield Gap)이란 ‘주식투자 예상수익률(주당순이익÷주가x100) - 국공채수익률’인데, 이 수치가 높을수록 안전자산인 예금이나 채권투자에 비해 주식투자가 유리하다는 뜻이다. 지금 국채수익률은 낮은 반면 저금리와 저유가로 기업의 수익성은 높아졌다. 주식투자에 나서기 좋은 시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 고점인 2,230포인트 아래 묶여있는 KOSPI지수를 볼 때, 한국은 주가버블은커녕 아직 저평가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0년 주기 주가 버블론’을 생각한다면, 2010년대 말이 가까워질수록 주가버블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코스닥지수가 6년간의 지루한 박스권을 뚫고 700포인트를 돌파하며 기염을 토하고 있고, 코스피시장도 중국특수 덕분에 화장품주(株)가 최근 2년 동안 3~4배 상승하고, 증권주는 연초 대비 50~60%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이 10년 주기 주가버블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주식투자는 조급한 사람이 지게 되어 있다. 좀 더 길게 그리고 멀리 보고 투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