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미래를 묻는다] "한국 청년이여, 큰 꿈 가지되 이웃·사회 위한 꿈을 꿔라"

카일라시 사티아르티(61·Kailash Satyarthi)는 1980년대 인도에서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잡지사에서 일하면서 아동 노동 착취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무장 경비원이 감시하는 공장이나 광산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던 어린이를 탈출시켰고, 네팔·방글라데시 등을 돌며 '아동 노동을 근절하자'는 캠페인을 펼쳤다. 지금까지 그의 도움으로 학교로 돌아간 어린이가 8만명에 이른다. 카일라시의 캠페인은 140여 개국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국제 조직 '아동 노동을 근절하는 글로벌 행진'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카일라시는 20일 한국 청년들에게 "큰 꿈을 가지되, 나 자신만이 아닌 이웃과 사회를 위한 큰 꿈을 꾸라"고 조언했다.

―한국 교육 제도와 경제 발전으로부터 남아시아 국가가 배울 점이 있다면?

"한국은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어떻게 경제적인 결과로 만들 수 있느냐를 보여줬다. 한국은 교육의 질을 높여 산업화를 이뤘고, 가난에서 벗어나 번영에 성공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에서도 많은 아이가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지만,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더 힘써야 한다.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노동 현장으로 되돌아가는 학생이 많다. 교사들에 대한 훈련도 부족하다."

―한국 학생들은 지나친 경쟁 때문에 행복도가 낮다.

"만족감과 행복은 부와 발전, 지식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우리가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줄 수 있느냐에 따르는 것이다. 한국이 지금까지 성취한 것이 얼마나 많은가. 이제는 그 성취를 어떻게 지구촌에 돌려주느냐를 고민할 시점이 됐다."

―그렇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교육이 나라의 경제적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증명됐다. 하지만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개개인의 잠재적인 능력을 깨우고 내면의 인간성을 키워, 남을 도우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교육을 통해 나를 알고, 다른 사람을 알고, 세상을 이해하게 되는 것. 결과적으로는 사회 정의와 평등을 이뤄내는 것이다."

―대학 입시와 취업난에 시달리는 한국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방글라데시, 네팔 등 많은 남아시아 국가가 빈곤하지만 행복지수는 높다. 이웃과의 관계가 돈독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거리에서 함께 춤추고 웃고 울고 싸운다. 비록 가난하지만 타인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안정감을 느낀다. 한국의 청소년과 젊은이들도 오늘, 아니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내가 다른 사람을 미소 짓게 만들었는가를 돌아보기 바란다. 자신만을 위해 꿈꾸는 사람은 절대 그 꿈을 이룰 수 없다. 이웃과 사회를 위한 꿈을 꿔야 한다."

―아동 권리를 되찾아 주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는데.

"나의 최종적인 목표는 아동 노동 착취나 인신매매를 없애고, 모든 어린이가 어린이다운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북한 어린이들에게도 관심이 많다. 북한 어린이, 남한 어린이, 미국 어린이, 남수단 어린이 모두 지구의 미래다. 국제사회가 우리의 미래를 위해 관심을 기울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