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도시

동그란 카메라 렌즈 너머 고요한 바다 위로 붉게 물든 하늘이 펼쳐진다. 평온해 보이는 바다는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 2011년 일어난 일본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오염수로 물든 바다. 박진영의 'Moving Nuclear' 연작이 포착한 후쿠시마 앞바다의 오염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우리가 알던 도시: 강홍구, 박진영 사진전'이 10월 1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방문·기억·배회, 3개의 구성으로 나뉘어 두 작가의 흑백·컬러 사진 82점을 선보인다.

"가는 곳마다 재개발 지역이라 안 찍을 수 없었다"는 강홍구(59)는 버려진 마을, 사람들이 쓰다 버리고 간 물건 등 한국 재개발 지역의 단면을 디지털 합성으로 담았다. 박진영(43)은 옛 아날로그 사진 방식을 고수하며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재난 흔적을 담았다. 화재로 불타버린 학교 교실의 물건, 방사능이 유입된 바다 등을 포착했다. (02)2188-6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