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에 맞추어 재활용 쓰레기를 배출하지만 이것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쓰이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보다 많은 폐기물이 재활용될 수 있도록 돕는 기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를 소개한다.
쓰레기는 사람이 생활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대사회의 필요악이다. 그리고 그것을 처리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따른다. 예전에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식이 매립과 소각, 두 가지에 불과했고 그 과정에서 환경파괴도 많이 일어났다. 하지만 자원은 유한하고 기술은 날로 발전하는 요즘, 이제 폐기물은 ‘처리’의 개념이 아닌 ‘관리’의 대상이 되어 재활용을 통해 자원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더 쉽게, 더 많이 재활용하기 위해 탄생한 KORA
2003년부터 시행된 EPR(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은 제품이나 포장재를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기업에게 출고량 또는 수입량의 일정 부분에 대한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다. EPR 재활용 의무 대상 품목은 유리병, 종이팩, 금속캔, 페트병, 플라스틱, 발포스티렌 등 6개 포장재와 윤활유, 타이어, 전지류, 형광등, 양식용 부자 등 5개 제품이다.
EPR 제도의 도입으로 포장재 재활용 시장은 눈에 띄는 성장을 하게 된다. 특히, 2003년과 2012년 사이 그 재활용량이 약 64만 톤에서 약 99만 톤으로 증가하는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기존 6개 포장재재활용협회의 제도 운영은 기업들이 여러 재질의 포장재를 함께 다루는 경우가 많아 각 품목별 재활용협회에 중복 가입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이로 인한 행정비용의 낭비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제도 시행 약 10년 만인 2013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재촉법)’이 개정되면서 EPR 재활용 체계는 기존 6개 재활용협회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는 동시에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Korea Recycling Service Agency, 이하 KORA)를 신설해 법률개정과 함께 확대된 대상 포장재와 품목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KORA는 기존 6개 협회에서 수행하던 EPR 회수·재활용 사업자 관리와 해당 품목 의무생산자들이 부담하는 분담금을 통한 지원금 지급 업무를 전담할 뿐만 아니라, 국내 회수·재활용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업계의 정
부 지원사업 참여 유도 및 관련 기술 개발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KORA는 지원금 지급 범위를 재활용 단계에서 그 전 단계인 회수·선별 단계까지 확대했다. 이는 재활용 선별품의 품질 향상을 통해 재활용 업체들이 양질의 재활용 제품을 생산 가능케 해 전체적인 재활용 산업의 질적 향상과 고부가가치 창출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재활용 산업의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서 재활용 업체들이 기술 지도나 융자사업 등을 예전보다 쉽고 편안하게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아울러 회수·재활용 업계가 품질 개선에만 전념할 수 있게 했다.
무심코 버린 라면봉지도 소중한 자원
재활용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체감하는 시장 온도는 경제침체와 더불어 냉랭하다. KORA가 포장재 재활용 전담기관에서 진정한 자원순환 전문기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재활용업체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유팩 등 종이팩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폐지와 함께 배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종이팩은 폐지와 따로 배출해야 재활용을 할 수 있다. KORA는 이러한 내용을 보다 많은 국민에게 알리고,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종이팩을 많이 배출하는 육군부대, 커피 및 제빵 전문점, 유치원, 대규모 공동주택 등에 수거전용 포대를 지원해 종이팩을 집중 수거하고 이와 함께 종이팩 1·2·3(한 번 씻고, 두 번 털고, 세 번 접고) 실천문화 캠페인도 실시한다. 아울러 1985년에 도입한 빈용기보증금제도는 빈용기 반환 편의성 부족 등의 이유로 점차 국민들의 관심이 낮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반환 편의성, 회수·재사용 촉진 등을 위한 재촉법 개정이 올해 1월에 이뤄지면서 관련 업무가 내년 1월부터 KORA로 이관된다. 이번 개정은 소비자의 빈용기 반환에 대한 인식 확대와 제도 활성화를 위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ORA는 EPR 전문기관으로 시작했지만, 그 기능이 이미 EPR 제도를 뛰어넘고 있다. 윤승준 이사장은 “국내 자원순환 중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아 조직 안팎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전 임직원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쓰레기인 줄 알고 무심코 버린 라면봉지, 과자봉지도 재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면서, “가정에서 분리 배출할 때 조금 더 신경을 써주시면 그만큼 자원순환에 기여할 수 있다”고 국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KORA
KORA는 지속적이고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통해 자원순환 전문 공익법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해 지난해 9월 영등포구자원봉사센터와 ‘지역사회공헌활동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여름철에는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 수거 및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 등 샛강지킴이 환경정화활동을 추진했으며, 겨울철에는 독거노인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수 있도록 연탄나누기로 사회공헌활동을 했다.
아울러, KORA의 임직원들은 지난해 6월부터 영등포구 소재의 햇살가득지역아동센터에 매달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매월 아동센터에 방문해 고무찰흙공예나 에코백 만들기, 종이가면 만들기, 러시아 인형 공예처럼 쉽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윤승준 이사장은 “주어진 업무만 잘해내는 센터가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사회 곳곳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센터가 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는 공익법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ORA, 2015 국제 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참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재활용 산업의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향후 포장재 재활용률 100%라는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 구상 등 자원순환사회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목표는 재활용 산업 육성뿐만 아니라 대중의 근본적인 의식 전환이 이뤄져야 달성할 수 있다. 사람들이 무심코 버리는 포장재가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서 잠재적 가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홍보와 교육을 통해 알려야 한다. 이를 위해 KORA는 자원순환에 대한 홍보 및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각종 환경 관련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다.
KORA는 오는 6월 2일부터 5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홀에서 열리는 <37회 2015 국제 환경산업기술 & 그린에너지전>에 참가해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환경보전협회가 주관하고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9개 기관에서 후원하며 20개국의 300개 업체가 참가하는 대규모 환경 관련 전시회이며, 전시 내용은 크게 폐기물 재활용, 환경복원 및 측정분석, 친환경 에너지, 친환경 상품, 그리고 환경정책으로 총 5개 분야이다.
KORA는 폐기물 재활용 분야에 참가해, 센터 및 EPR 제도 소개, 재활용 가능 자원 분리배출 요령과 함께 회원사가 직접 생산한 재활용 제품을 활용한 각종 전시회를 통해 재생제품의 다양한 활용성 및 안전성을 홍보할 계획이다.
KORA의 심무경 사업실장은 “점차 전시회 참가와 홍보매체를 확대해 자원순환에 대한 국민의 인식 증진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며, “지속적인 대중과의 소통을 통한 홍보활동은 재활용에 대한 인식 변화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