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지배구조펀드, 올들어 250억원 환매
입력 : 2015.05.28 03:02
[작년 900억 넘게 들어왔지만 올해 대부분 펀드서 빠져나가]
올해초 증시가 상승하면서 지배구조株만 편입한 펀드
일반 주식형 성과의 반토막… 신한 펀드서만 106억 유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지배구조株 재부각 가능성
올 들어 주가가 부진했던 삼성물산이 26일에 상한가로 거래를 마친 뒤 27일에도 3.5% 올랐다. 제일모직도 이틀간 16.5% 상승했다. 삼성그룹이 두 회사를 합병한다고 발표한 것이 호재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삼성SDS와 제일모직을 상장한 데 이어 이번 합병으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거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지배구조 관련주'는 지난해 국내 증시의 뜨거운 테마 중 하나였다. 대기업들이 순환출자 구조를 끊기 위해 연이어 계열사 간 합병을 발표하자 미리 관련주에 투자하라는 조언이 증권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올 들어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대기업 중에서 SK와 SK C&C,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그리고 한진칼과 정석기업이 올해 합병을 발표했다.
'지배구조 관련주'는 지난해 국내 증시의 뜨거운 테마 중 하나였다. 대기업들이 순환출자 구조를 끊기 위해 연이어 계열사 간 합병을 발표하자 미리 관련주에 투자하라는 조언이 증권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올 들어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대기업 중에서 SK와 SK C&C,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그리고 한진칼과 정석기업이 올해 합병을 발표했다.
그런데 정작 지배구조 관련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는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
◇지배구조펀드, 올해 환매 잇따라
국내에서 판매 중인 지배구조 펀드는 공모·사모를 합해 총 22개로 설정액은 2500억원 규모다. 대부분 작년에 설정됐다. 지난해 3월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합병하고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잇따라 상장하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에는 공모펀드로만 900억원 넘는 돈이 들어왔다. 사모펀드는 금융회사와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의 요청으로 자산운용사에서 적게는 40억원, 많게는 500억원 규모로 설정하는 경우가 잇따랐다.
하지만 올해는 거의 모든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250억원이 환매됐다. 신한BNPP기업지배구조자[주식](종류A1)에서 106억원이 순유출됐다. HDC좋은지배구조 1[주식]Class A와 하나UBS공모주&지배구조[채혼] Class A에서는 각각 84억원, 76억원이 빠졌다.
지배구조 관련주에만 집중적으로 편입한 펀드가 일반 주식형 펀드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코스피지수가 2100을 넘으면서 중·소형주는 물론 그동안 부진했던 일부 대형주 주가도 많이 올랐다. 덕분에 국내 주식형 펀드는 올해 11.5%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지배구조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5.7%에 그쳤다.
지배구조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비슷한 편이다. 신한BNPP기업지배구조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A1)은 3월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담고 있고 제일모직·삼성증권·KCC·SK C&C 순으로 편입하고 있다. IBK삼성그룹지배구조목표전환[주식]A 역시 삼성전자와 KCC,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을 담고 있어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종목은 지난해 말 지배구조 관련주로 묶이며 주가가 많이 올랐다가 올 들어서는 상승세가 둔화됐다.
공모주 펀드로 출시된 상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나UBS공모주&지배구조[채혼] Class A는 지배구조 관련주와 공모주에 동시에 투자하는 형태로 출시됐는데, 제일모직 이후 대어(大魚)급 기업공개(IPO)가 끊기면서 최근 한 달 기준으로 손실을 내자 돈이 빠지고 있다.
◇"지배구조 관련주 부각될 것… 테마성 투자는 피해야"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지배구조 관련주가 또 한 번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규 순환출자가 금지되면서 기업들이 기존의 순환출자를 끊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배구조 관련주라는 이름으로 전혀 상관없는 종목이 묶여, 이유 없이 급등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조언했다. 분할이나 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의사결정은 기업 오너의 판단에 달린 경우가 많아 시장 참가자들이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백재열 한국투신운용 부장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많이 오른 기업은 막상 분할, 합병 등이 발표되지 않는다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던 요인이 반대로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펀드, 올해 환매 잇따라
국내에서 판매 중인 지배구조 펀드는 공모·사모를 합해 총 22개로 설정액은 2500억원 규모다. 대부분 작년에 설정됐다. 지난해 3월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합병하고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잇따라 상장하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에는 공모펀드로만 900억원 넘는 돈이 들어왔다. 사모펀드는 금융회사와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의 요청으로 자산운용사에서 적게는 40억원, 많게는 500억원 규모로 설정하는 경우가 잇따랐다.
하지만 올해는 거의 모든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250억원이 환매됐다. 신한BNPP기업지배구조자[주식](종류A1)에서 106억원이 순유출됐다. HDC좋은지배구조 1[주식]Class A와 하나UBS공모주&지배구조[채혼] Class A에서는 각각 84억원, 76억원이 빠졌다.
지배구조 관련주에만 집중적으로 편입한 펀드가 일반 주식형 펀드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코스피지수가 2100을 넘으면서 중·소형주는 물론 그동안 부진했던 일부 대형주 주가도 많이 올랐다. 덕분에 국내 주식형 펀드는 올해 11.5%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지배구조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5.7%에 그쳤다.
지배구조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비슷한 편이다. 신한BNPP기업지배구조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A1)은 3월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담고 있고 제일모직·삼성증권·KCC·SK C&C 순으로 편입하고 있다. IBK삼성그룹지배구조목표전환[주식]A 역시 삼성전자와 KCC,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을 담고 있어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종목은 지난해 말 지배구조 관련주로 묶이며 주가가 많이 올랐다가 올 들어서는 상승세가 둔화됐다.
공모주 펀드로 출시된 상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나UBS공모주&지배구조[채혼] Class A는 지배구조 관련주와 공모주에 동시에 투자하는 형태로 출시됐는데, 제일모직 이후 대어(大魚)급 기업공개(IPO)가 끊기면서 최근 한 달 기준으로 손실을 내자 돈이 빠지고 있다.
◇"지배구조 관련주 부각될 것… 테마성 투자는 피해야"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지배구조 관련주가 또 한 번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규 순환출자가 금지되면서 기업들이 기존의 순환출자를 끊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배구조 관련주라는 이름으로 전혀 상관없는 종목이 묶여, 이유 없이 급등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조언했다. 분할이나 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의사결정은 기업 오너의 판단에 달린 경우가 많아 시장 참가자들이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백재열 한국투신운용 부장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많이 오른 기업은 막상 분할, 합병 등이 발표되지 않는다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던 요인이 반대로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