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이 닿은 곳, 마음의 풍경

"깨달음의 환희를 오도송(悟道頌)이란 시로 표현하듯 스무 살 때부터 서예와 문인화를 해온 저에겐 그림이 수행입니다."

오는 17~23일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갖는 서울 봉은사 주지 원학(圓學) 스님은 3일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10대 후반에 해인사로 출가한 원학 스님은 초등학교 때부터 배운 붓글씨를 절에서도 꾸준히 연습했다. 일타 스님은 그가 연습한 '淸潔'이란 글씨를 액자에 넣어 지족암에 걸어두기도 했고 행자실에도 그가 쓴 '下心'이 몇 년 전까지도 걸려 있었다고 한다. 강원(講院)을 마칠 무렵 노스님이 물었다. "학교로 돌아가 공부를 더 할래? 선방에 갈래? 서예를 배울래?" 원학의 선택은 서예였고 이후 오제봉 선생을 시작으로 대가들에게 서예와 묵화, 사군자 그리고 남종화를 배웠다. "자연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돛단배와 도화(桃花), 물 흐르는 모습 등 마음에 풍경이 떠오를 때 붓을 든다"는 그의 개인전은 이번이 일곱 번째. 이번 전시 출품작은 70여점. 문인화가 대부분이고 '금강경' '반야심경' '동다송' 등을 쓴 서예 작품도 있다. (02)733-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