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6.08 10:14

오늘은 전날 검색해 두었던 용인 너울길을 찾아 나섰다. 봄볕이 화창한 날은 헬스장보다는 숲길을 걸으며 봄과 속삭이고 싶다. 걷기 열풍이 한창 불기 시작할 때 지방마다 도보 코스를 만들었는데 용인시도 그 시점에서 너울길을 조성했다.

너울길은 6코스로 조성되어 있는데 그중 집에서 가깝고 짧은 코스가 5코스이다. 간단하게 생수와 김밥을 싸서 집을 나섰다. 예부터 용인은 산새가 좋아 명당이 많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이니 용인 너울길에 대한 기대 또한 적지 않다.

[시니어 에세이] 용인 너울길을 찾아 나서다

너울길 5코스는 한국민속촌을 시작으로 경기도 국악당, 경기도 어린이 박물관, 백남준 아트센터 등 경기도 문화 예술의 주요 시설들을 잇는 코스이다. 약 9km의 이 코스는 주로 산길을 걷는다. 부지런히 인터넷 검색을 해서 얻은 중요한 정보인 5코스는 민속촌 입구 삼거리~ 상갈 주공 아파트~백남준 아트센터~구갈레스피아~지곡초교 삼거리~사은정 입구~민속촌 입구 삼거리까지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너울길은 용인시 관광과에서 조성하여 수억 원을 투자하여 만들었지만 관광과가 없어지고 산림과 소관이 된 후는 등산로 정도로 신경을 쓴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안타까웠다. 거리와 시간을 계산해 보니 전 거리는 걸을 수 없고 백남준 아트센터에서 역으로 걷기로 했다.

이런 정보를 알고 시작한 5코스 탐방은 길 안내가 잘 되어 있지 않아 산길 걷는데 조금 걱정되었지만 백남준 아트센터에서 지곡초교 삼거리까지의 길은 숲이 무성하고 용미산 283m의 편안한 길이었다. 길을 걷고 있는데 멀리서 트럼펫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온다. 4월의 노래, 그 집 앞, 목련꽃 그늘 아래서,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등등 드넓게 펼쳐진 초원에서 연주하시는 분이 보인다. 길을 걷다 보면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가끔 만날 수 있다.

고양시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들메길이란 카페를 만들어 그 고장에 걸쳐있는 아름다운 자연을 이용하여 계속 개발하여 그 고장 사람들은 물론 이제는 타 지역까지 널리 알려져 많은 길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고양시 살 때 그 지역 걷기 동호회에 가입해서 가까운 곳을 함께 걷던 기억이 새롭다.

나라도 용인 너울길 카페를 만들어 용인의 아름다운 숲길을 개발하고 보존하고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다. 내가 조금만 젊었더라면, 내가 조금만 더 길치가 아니라면, 내가 여자가 아닌 남자라면, 이런저런 이유를 붙이면서 난 혼자 시간 날 때마다 너울길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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