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마을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

뮤지컬 <유린타운>은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오줌마을’이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화장실 이야기인 것이다. 물 부족에 시달리는 가상의 마을에서 '유료 화장실 사용권'을 둘러싸고 이익을 취하려는 독점적 기업과 가난한 군중들이 대립하고, 급기야 군중들로부터 민중봉기가 일어나 대 혼란에 빠지게 되는 내용이다. 금기시되는 제목과 파격적인 내용 때문에 수많은 공연장들에 거절당했지만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을 시작한 이후 3개월만에 당당하게 브로드웨이로 입성하였다.

오줌 참다 생겨난 <유린타운>

원작자인 그레그 커티스(Greg Kotis)는 유럽여행 초반에 지니고 있던 모든 돈들을 다 써버리고 만다. 결국 여행 막바지에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삯이라도 잃지 않기 위해, 기차역이나 공원에서 노숙하는 신세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파리의 룩셈부르크 공원 옆을 지나고 있을 때 참지 못할 정도로 소변이 마렵게 되자 그는 두 가지 기로에 놓이게 된다. 공원 내에 있는 유료 화장실을 돈을 지불하고 사용할 것이냐 아니면 저녁식사와 용변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식당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몇 시간을 참아야 할 것이냐의 우습지만 굉장히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제일 먼저 도시 내의 화장실을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조합에 대한 불만이 생겨났고 이와 동시에 조합에 대항하는 시민들이 떠올랐다. 이런 상황을 쇼의 주제로 재현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독특한 생각을 해 낸 것이다. 이렇게 해서 뮤지컬 <유린타운(UrineTown)>이 탄생 되었다.

하지만 작품은 만들어졌으나 제목의 독특함으로 수많은 극장들에게 거절의 편지를 받았다. 우습게도 제목을 <You're in Town>으로 잘못 알고 허가한 극장에서 첫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온갖 시련 끝에 막을 올린 이 작품은 큰 호평을 받아 국내에서도 막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비판과 풍자 그리고 패러디

탄생배경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정신을 숨긴 수준 높은 블랙 코미디이다. 물 부족에 시달리는 가상의 마을에서 화장실 사용권에 대한 다툼이라는 상상하기도 힘든 소재를 가지고 권력의 남용과 피지배 계층의 아픔, 물질만능주의, 환경문제 등 사회 속의 문제들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뮤지컬 <유린타운>은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패러디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햄릿>, <레미제라블>, <로미오와 줄리엣> 등 고전 작품들의 명대사들을 차용하여 관람하는 동안 패러디한 작품을 찾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8월 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공연 시간 135분,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