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모내기 한 논도 쩍쩍… 중북부 '타는 목마름'
입력 : 2015.06.11 03:00 | 수정 : 2015.06.11 08:19
댐 수위 평년의 64~76% 수준, 강화 저수지 저수율 거의 0%… 가평 일부 마을은 물 끊겨
농민들 "이번주도 비 안오면 작물 다 말라죽는데…" 한숨
강원도 동해안과 인천, 경기 북부 지방 등 중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가뭄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중부지방 장마는 통상 6월 24~25일쯤 시작됐지만 올해는 7월 초순쯤으로 늦어질 것으로 전망돼 일부 지방의 식수와 농업용수 부족 현상 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인천 강화군 양사면 북성2리. 전체 논 25만평 가운데 4분의 1만 겨우 모내기를 끝냈다. 농민들이 논 주변에 우물을 파고 지하수를 끌어올려 한 것이다. 하지만 모내기를 한 뒤로도 한 달이 넘도록 비가 거의 오지 않아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면서 모가 하얗게 말라죽고 있었다. 아예 모내기도 하지 못한 나머지 논들은 먼지만 날리고 있었다. 한찬현(60) 이장은 "모내기를 못 한 논은 올해 농사 못 하는 거고, 모내기를 했다 해도 이렇게 물을 대지 못하면 곧 모두 말라 죽을 테니 별 의미 없다"고 했다. 강화군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강우량이 1167㎜였지만 작년엔 554㎜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올해는 농사를 준비해야 할 해빙기부터 군내 31개 저수지의 저수율이 32%에 불과했다. 현재는 이 저수지들의 저수율도 거의 0%다.
10일 인천 강화군 양사면 북성2리. 전체 논 25만평 가운데 4분의 1만 겨우 모내기를 끝냈다. 농민들이 논 주변에 우물을 파고 지하수를 끌어올려 한 것이다. 하지만 모내기를 한 뒤로도 한 달이 넘도록 비가 거의 오지 않아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면서 모가 하얗게 말라죽고 있었다. 아예 모내기도 하지 못한 나머지 논들은 먼지만 날리고 있었다. 한찬현(60) 이장은 "모내기를 못 한 논은 올해 농사 못 하는 거고, 모내기를 했다 해도 이렇게 물을 대지 못하면 곧 모두 말라 죽을 테니 별 의미 없다"고 했다. 강화군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강우량이 1167㎜였지만 작년엔 554㎜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올해는 농사를 준비해야 할 해빙기부터 군내 31개 저수지의 저수율이 32%에 불과했다. 현재는 이 저수지들의 저수율도 거의 0%다.
이날 국내 최대 규모 고랭지 채소 주산지인 강릉시 왕산면 안반덕 마을. 워낙 가뭄이 심해 배추 심을 엄두도 내지 못한 상황이다. 9월 김장철에 맞춰 출하하려면 늦어도 이번 주 중에는 배추 모종을 마쳐야 한다. 그러나 10일 현재 모종을 마친 농가는 23가구 중 4개 농가에 불과하다. 그간 우물 8곳을 파서 농사에 이용했지만 그마저 말라버려 이젠 소방서의 지원만 바라보는 상태다.
양구에서는 논 1732ha에 모내기를 완료했다. 그러나 이달부터 논물 마름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밭도 18％에서 작물이 시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감자·고구마는 파종이 완료됐지만 발육이 부진하고 곧 말라 죽을 것이라고 농민들은 한탄하고 있다. 양구군은 "이번 주 내로 비가 오지 않으면 수확량이 예년의 50％에 그칠 수도 있다"고 했다. 가뭄이 해소되지 않자 지난 9일 오대산 월정사에선 주지 정념 스님, 심재국 평창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우제가 열리기도 했다.
양구에서는 논 1732ha에 모내기를 완료했다. 그러나 이달부터 논물 마름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밭도 18％에서 작물이 시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감자·고구마는 파종이 완료됐지만 발육이 부진하고 곧 말라 죽을 것이라고 농민들은 한탄하고 있다. 양구군은 "이번 주 내로 비가 오지 않으면 수확량이 예년의 50％에 그칠 수도 있다"고 했다. 가뭄이 해소되지 않자 지난 9일 오대산 월정사에선 주지 정념 스님, 심재국 평창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우제가 열리기도 했다.
경기도 가평군에선 청평면과 북면 지역 7개 마을의 물 공급이 끊겼다. 군청은 이 마을들에 급수 차량을 이용해 하루 한 차례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경기도는 가뭄 피해가 심각한 민통선 내 파주 대성동 마을 농경지 370ha에 긴급 가뭄 대책비 5억원을 지원해 임진강 물을 공급하고 있다. 50여 가구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대성동 마을 농경지는 어룡저수지, 김천말저수지를 주요 물 공급원으로 사용해 왔으나 작년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인 593mm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평년의 68%인 114.7mm밖에 비가 오지 않아 저수지 사용이 어렵게 됐다. 대성동 마을은 지난겨울부터 하천물을 양수해 저수지에 물을 채웠지만 이마저 한계에 달해 현재 저수지가 고갈된 상태다. 이 때문에 대성동 마을 농경지 370ha 중 74ha에서 모내기를 하지 못했으며, 앞으로 가뭄이 계속될 경우 이미 모를 낸 논도 어린 모의 고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인천 옹진군, 강원 정선, 경기 가평 등 16개 시·군·구의 59개 마을 3706가구(6891명)가 급수 시간 단축 및 운반 급수 등 비상 급수를 하고 있다. 지난 4일의 비상 급수 대상(2955가구)보다 나흘 만에 25%가량 늘어났다. 11일 밤과 12일 새벽에 약한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지만 가뭄을 해소할 정도의 비는 당분간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보돼 비상 급수 대상 지역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한강 수계 주요 댐 수위도 평년에 비해 대폭 낮아졌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강원 춘천 소양강댐은 9일 현재 수위가 153.92m(만수위 193.5m)를 기록하면서 저수율이 예년의 65% 수준으로 떨어졌다. 충주댐과 횡성댐 저수율도 각각 23.3%, 26.9%를 기록, 예년의 64~76% 수준에 그쳤다.
올해 가뭄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변희룡 부경대 교수(전 기상학회장)는 "과거 가뭄 기록을 보면 1938년과 1976년에 각각 3년 동안 대가뭄이 든 적이 있다"면서 "2014년에 다시 이 같은 '38년 주기 가뭄'이 시작됐기 때문에 가뭄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인천 옹진군, 강원 정선, 경기 가평 등 16개 시·군·구의 59개 마을 3706가구(6891명)가 급수 시간 단축 및 운반 급수 등 비상 급수를 하고 있다. 지난 4일의 비상 급수 대상(2955가구)보다 나흘 만에 25%가량 늘어났다. 11일 밤과 12일 새벽에 약한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지만 가뭄을 해소할 정도의 비는 당분간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보돼 비상 급수 대상 지역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한강 수계 주요 댐 수위도 평년에 비해 대폭 낮아졌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강원 춘천 소양강댐은 9일 현재 수위가 153.92m(만수위 193.5m)를 기록하면서 저수율이 예년의 65% 수준으로 떨어졌다. 충주댐과 횡성댐 저수율도 각각 23.3%, 26.9%를 기록, 예년의 64~76% 수준에 그쳤다.
올해 가뭄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변희룡 부경대 교수(전 기상학회장)는 "과거 가뭄 기록을 보면 1938년과 1976년에 각각 3년 동안 대가뭄이 든 적이 있다"면서 "2014년에 다시 이 같은 '38년 주기 가뭄'이 시작됐기 때문에 가뭄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