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株, 主食보다 間食이 더 잘나가네

최근 음식료품 업종에 속한 주요 종목들의 주가가 품목별로 서로 엇갈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새롭게 출시한 과자나 음료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제과주나 음료주 등은 주가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최근 기상이변에 대한 우려로 국제 상품시장에서 거래되는 곡물 가격이 점차 오르면서 밀가루 등 기초소재 식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곳이 많다.

◇허니버터칩 생산 증가에 크라운제과 한 달간 86.5% 상승

지난해 9월 자회사인 해태제과가 출시한 '허니버터칩'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던 크라운제과는 최근 한 달간 주가가 86.5% 뛰었다. 최근 공장 증설을 발표하면서 '효자상품'인 허니버터칩의 생산량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더욱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크라운제과의 주가 상승률은 195.6%에 이른다.

허니버터칩이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비슷한 형태의 신제품을 출시했던 다른 제과주들의 주가도 계속 강세다. 지난 2월 '꿀먹은 감자칩'과 '꼬깔콘 허니버터맛'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맞불을 놨던 롯데제과도 올 들어 주가가 12.4% 상승했다.

신제품 효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늘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는 곳은 제과업체뿐이 아니다. 일반 소주에 비해 도수가 약 3~4도 낮은 저도주에 과일향을 첨가한 신제품을 내놓은 주류업체들도 최근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유자맛 과즙을 첨가한 저도주 '처음처럼 순하리'를 내놓은 롯데칠성은 올 들어 주가가 68% 뛰었다. 뒤이어 저도주 '좋은데이' 과일소주 3종을 출시한 무학도 51.8% 상승했다. 처음처럼 순하리는 출시 2개월 만에 1000만병 이상이 팔렸으며, 좋은데이 3종도 출시 일주일 만에 200만병 이상이 판매됐다.

◇기상이변 가능성·달러 강세에 식품소재 업체 주가는 약세

반면 밀가루와 옥수수가루, 장류 등 요리의 기초소재가 되는 품목을 가공해 판매하는 음식료품 업체들은 최근 상승 흐름이 꺾였다. 기상이변으로 해외에서 수입하는 밀과 콩, 옥수수 등 3대 곡물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가격은 이달 들어 9일까지 11.5% 상승했고, 옥수수와 콩도 각각 3.7%, 2% 올랐다.

최근 한 달간 대상과 CJ제일제당은 각각 26.4%, 13.1% 하락했다. 밀가루가 주력 판매상품 중 하나인 삼양사와 동아원도 11.9%, 9.8% 떨어졌다.

최근 각국의 기상청들은 잇따라 올해 강력한 엘니뇨(적도 근처의 동태평양 해수면 평균온도가 평년보다 상승하는 현상)가 있을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지난 10일 일본 기상청은 올해 엘니뇨가 지난 1997년과 1998년에 발생했던 '수퍼 엘니뇨'보다 더 강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엘니뇨가 강해질 경우 동남아시아와 호주는 가뭄, 남미는 폭우가 이어져 농산물 수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진다.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수확 차질 보지 않는다는 분석도

일부에서는 그러나 기상이변 우려에 따른 농산물 가격의 강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엘니뇨 등의 기상이변이 반드시 주요 곡창지대에서의 수확 차질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곡물가격의 흐름은 기상환경보다 국제유가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가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