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은퇴 백서] 20代부터 운동습관… 50代엔 질병예방… 60代이후엔 긍정思考를

최근 예비 은퇴자들 사이에서 '헬스푸어(Health Poo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헬스푸어란, 몸이 아파도 경제력이 부족해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의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반해 고령자 세대의 소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생계를 위한 일을 하느라 병원에 가지 못해 몸져 눕거나, 병원비에 쏟아 붓느라 생활이 곤란해지거나, 어느 쪽이든 건강을 해치면 힘겨운 노후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통계상 한국인은 평균 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36.9%, 즉 10명 중 3~4명은 암(癌)에 걸린다고 한다. 2025년이면 치매환자도 100만 명으로 늘어난다고 하니, 누구나 암이나 치매 같은 질병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더구나 자신이나 가족이 암에 걸릴 경우 죽음이나 신체적 고통보다 치료비 부담을 가장 큰 고민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치매 환자의 경우 완치되는 질환이 아닌데다 정상인에 비해 연간 의료비가 4배가량 급증한다고 하니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몰라서 못 챙긴 정부 의료비 지원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젊어서부터 꾸준한 건강 관리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우선 20~30대에는 건강에 대한 과신을 하지 말아야 할 시기이다. 무리한 다이어트나 불규칙한 식사를 피해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고, 점심시간을 활용해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계단을 이용하는 등 생활 속 운동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특히 일이나 모임을 핑계로 하는 밤샘이나 과음을 자제해 100세 시대를 대비한 기초 체력을 길러두어야 한다. 40~50대는 본격적인 질병 예방에 돌입해야 할 시기다. 저염식·저열량 위주로 식사하고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은 물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성인병이나 주요 질환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이 시기엔 갱년기나 퇴직으로 인한 우울증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정신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60세 이후에는 다소 귀찮고 불편한 상황을 오히려 즐기면서 긍정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에서도 국민 건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흔히 알고 있는 정기 건강검진이나 노인장기요양보험 외에도 4대 중증 질환에 대한 의료비 지원이나 치매 검사 및 의료비 지원 등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노인 실명에 대비한 무료 안검사나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개안 수술(백내장·녹내장 등) 실시, 노인 틀니·임플란트 시술비 보조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제도도 많으니 본인이 지원 대상자인지 확인해두기 바란다.

◇80세까지 가능한 실손보험 적극 활용을

실손보험이나 중대질병보험(CI보험) 등 노후 대비에 필요한 보험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의 실손보험 가입률이 다른 연령에 비해 낮은 편이고, 특히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상품(연금, CI 보험 등)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상해보험 위주로 가입하고 있어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보험이 없다. 노후 실손보험의 경우 최대 80세까지 가입 가능한 상품이 있는 만큼, 실손보험이나 중대질병보험에 미리 가입하고 보장기간 또한 넉넉히 설정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여유가 된다면 장기 입원에 대비한 간병보험상품 가입도 고려해 볼 만하다.

또한 노후 생활비는 많지 않지만 매월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부동산이나 목돈보다는 매월 지급되는 연금으로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내 몸이 버티는 한 일을 할 수 있다면 생활비도 벌고, 적적한 노후에 내가 무언가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행복한 노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68.8세로, 실제 은퇴연령에 도달할 때까지 몸이 아파도 일하는 기간이 2.3년에 달한다. 은퇴 연령이야 내 뜻대로 안 된다지만, 최대한 건강하게 오랫동안 버텨서 몸이 아파도 일하는 기간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나의 노후가 조금이라도 편안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