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펀드성적 극과극… 헬스케어·중국 'A+'

올해 상반기 펀드 성적표는 극과 극이다. 일부 펀드가 수익률 50%를 넘어가는 보기 드문 성적을 거뒀지만, 반대로 80% 넘는 손실을 본 펀드도 나왔다.

'A+ 성적표'를 받은 펀드는 헬스케어 펀드와 중국 펀드였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헬스케어 펀드를 중심으로 중소형주 펀드가 선전했으며, 해외 주식형 펀드는 중국 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석권했다. 올 상반기 코스닥지수와 중국 증시가 상승 곡선을 그려온 덕에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상승했다. 반면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와 일부 부동산 펀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펀드 키워드 '중소형주·헬스케어·중국'

2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20개 펀드 가운데 국내 주식형 펀드가 15개, 해외 주식형 펀드가 5개였다. 중소형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 10개에 달했다. 이어 중국 펀드가 5개, 헬스케어 펀드가 2개로 집계됐다.

수익률 상위 20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7.8%로, 같은 기간 전체 공모 펀드 수익률 6.8%를 크게 웃돌았다. 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가 20개 중 6개였으며, 삼성자산운용(2개). 동부자산운용(2개), KB자산운용(2개),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2개)이 뒤를 이었다.

반면 수익률 하위 20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7.94%를 기록했다. 일부 부동산 펀드는 80% 이상 손실을 봤다.

◇중소형주 강세장에 헬스케어 펀드 선방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헬스케어 펀드의 성적이 좋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 1(주식)종류F'가 59.1%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동부바이오헬스케어 1[주식]ClassA'(53.9%), '마이스타셀렉션[주식]_Class A' (46.6%)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지난 23일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코스닥시장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헬스케어 관련주를 편입한 중소형주 펀드가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34% 올랐으며, 제약업종지수는 70% 이상 상승했다. 투자자들도 대형주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주 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6조8619억원이 빠져나간 가운데 중소형주 펀드로는 5972억원이 들어왔다. 수익률 상위 5개 펀드로만 올 들어 1902억원이 유입됐다.

김정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까지 고공행진하던 각국 주요 증시의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지난 1개월간 국내는 물론 미국, 중국, 유럽, 일본 펀드 수익률 1위를 모두 중소형주 펀드가 차지했다"며 "하반기에도 대형주보다는 화장품, 바이오 등 중소형주가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국 펀드 상위권 휩쓸어

해외 주식형 펀드는 수익률 상위권에 중국 펀드가 대거 포진했다. 수익률 상위 5개 해외 주식형 펀드 모두 중국 펀드다. 지난 6개월 동안 중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좋았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자UH[주식]_C1'(73.4%), 동부자산운용의 '동부차이나본토자(H)[주식]ClassC-F'(50.6%), KB자산운용의 'KB중국본토A주자(주식)A'(41.6%) 등이 선전했다. 중국 펀드에 대한 차익 실현 물량이 늘면서 올해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 3730억원이 빠져나갔음에도 수익률 상위 5개 펀드로는 4006억원이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가파르게 오른 중국 증시가 하반기부터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운용 전략과 성과에 따라 펀드별로 수익률 차이가 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까지 5000선을 넘어섰던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 15~19일 한 주간 13% 이상 떨어지면서 증시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