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중소형株 '몰빵' 투자 금물… 목표수익률, 기준금리 2~3배로

주식시장 하루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첫날인 지난 15일, 직장인 김모(35)씨가 1000만원을 투자한 화장품 주식은 하루 만에 15.5% 폭락했다. 그런데 다음날 주가가 올라 전일 대비 27.4% 상승해 마감했다. 김씨는 "언제라도 주가가 내려갈 수 있어 어떻게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코스피·코스닥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수익에 대한 기대가 늘어나는 만큼, 손실 위험도 커졌기 때문이다. 상장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투자자들이 궁금해할 7가지 질문에 대해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정리했다.

1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유의할 점은?

제도 시행 이후 1주일간 상한가 종목의 절반을 우선주가 휩쓸었다. 우선주는 유통주식 수가 적고, 보통주보다 가격이 싸 테마성 '품절주'로 불린다. 그러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우선주는 속절없이 추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증시에선 적정 기업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된 주식, 신용융자 잔고가 많은 주식은 멀리해야 한다. 최근 강화된 주가 안정 제도를 미리 숙지하는 것도 필요하다〈표 참조〉.

2  코스피와 코스닥, 어디가 더 많이 오를까?

가격제한폭 확대의 최대 수혜자는 코스닥 중·소형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코스피 종목은 대개 경기에 민감한 수출 제조업이 많고, 주가가 높아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라 상한가를 칠 종목이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23일까지 신고가(최근 52주 장중체결가 기준)를 경신한 코스닥 종목은 169개지만, 코스피는 138개였다. 메르스 사태로 단기 충격을 받은 섬유나 화장품 같은 내수주와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하반기에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는 올해까지 박스권을 맴돌 테지만, 코스닥은 연말까지 800을 돌파하리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3  3000만원 주식 투자 결심한 직장인, 어떻게 투자할까?

코스닥 중·소형주에 '몰빵'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코스닥과 코스피 주식에 적절히 분산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 주식 투자금의 40~50%는 연 3% 배당을 주는 배당주에 투자하고 나머지 투자금은 반도체나 화장품, 바이오 등에 일정 비율로 투자할 수 있다. 은행이나 화학처럼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대형주도 주가상승률은 높지 않지만 안정적이다. 주식 투자의 목표수익률은 기준금리(1.5%)의 2~3배 정도로 잡는 것이 안전하다.

4  손절매의 공식이 달라졌나?

많은 개미투자자들은 과거 증시 가격제한폭이 15%일 때 5~8% 정도 주가가 내려가면 손절매를 해왔다. 그러나 가격제한폭이 오른 만큼 주가가 내려가면 다시 반등할 기회도 많아졌다. 손절매 범위를 현 주가 대비 10~15% 미만 떨어진 시점으로 잡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지난 5~10일 주가 흐름을 반드시 참고해 결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5  투자 주기를 바꿔야 하나?

과거에는 경기가 좋을 때 주식에 투자했다가 경기가 꺾이는 시점에 주식을 팔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기가 좋고 나쁜 시기의 구분이 사라졌다. 가격제한폭 확대로 특별히 투자 주기를 수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치주는 3년 이상 보유하고, 단기적 호재를 가진 주식은 1년 미만만 투자하겠다는 식의 자기 원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

6  투자할 때 뭘 참고해야 하나?

기업의 매출·당기순이익·사업전망을 숙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실적악화로 구조조정 돌발변수가 발생, 기업이 공시하는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부채비율·채무현황·연대보증 현황을 알아야 한다. 기업의 이익 규모만큼 평소 자금흐름 규모도 중요 요소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가는 기업은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

7  하반기 미국이 금리 인상하면 증시 충격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이르면 올 9월에 인상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이미 미국의 금리 인상이 수차례 예고돼 오면서 증시에 금리 인상 리스크가 반영이 되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일각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시 약 10% 내외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

도움말 주신 분: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KDB대우증권 안병국 센터장, IBK투자증권 이종우 센터장, 현대증권 임상국 포트폴리오전략팀장, 미래에셋투자증권 이진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