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장전 완료', 관객 마음 명중시킬 저격수는?

'흥행 청부업자'들이 돌아온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톰 크루즈, 최동훈…. 앞의 둘은 알겠는데 최동훈은 누구냐고? '범죄의 재구성'부터 '타짜' '전우치' '도둑들'까지 한 번도 실패를 경험한 적 없는 영화감독이다. 칠순을 바라보는 아널드(68)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로, 50대의 톰(53)은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으로, 상대적으로 새파란 최동훈(44)은 '암살'로 각각 7월 영화 시장을 노린다. 총은 장전됐고 방아쇠만 당기면 된다.

'터미네이터'와 '미션 임파서블'은 성공한 프랜차이즈 영화다. 프랜차이즈마다 신화(神話)가 있다면 그 이야기가 태어난 시간도 흥미를 끈다. '터미네이터'는 1984년, '미션 임파서블'은 1996년 출발했으니 아널드와 톰은 노화에 끈질기게 저항하며 50~60대 올드팬부터 10~20대 젊은 관객까지 와락 끌어안고 가는 셈이다. 반면 "흥행이 제일 쉬웠다"고 해도 트집 잡기 어려운 최동훈은 '암살'에 전지현·하정우·이정재 같은 스타를 그러모았다.

◇약속을 지킨 터미네이터

존 코너(제이슨 클락)가 이끄는 인류 저항군과 기계(스카이넷)가 전쟁을 벌인다는 이야기 뼈대는 그대로다. 존의 엄마인 사라 코너(에밀리아 클라크)를 보호하고 있던 T-800(아널드 슈워제네거)은 이번에 T-1000(이병헌)은 물론 나노 터미네이터 T-3000과도 싸워야 한다. 관객은 '터미네이터'(1984)의 순진한 사라가 아니라 '터미네이터2'(1991)의 여전사 사라를 만나게 된다. T-800이 사라 곁에 남아 아버지 같은 존재가 됐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그를 공격하는 T-3000은 "난 기계가 아냐. 사람도 아니지. 난 그 이상이야!"라는 말처럼 무지막지하다.

7월 2일 개봉하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 인류의 전선(戰線)은 미래와 과거 양쪽으로 펼쳐져 있다. 미래가 과거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이 영화의 메시지는 더 긴박해졌다. 한국에서라면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나이가 된 아널드는 "돌아오겠다(I'll be back)"는 약속을 지켰다. 30년 전 근육질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액션 장면에선 대역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사라가 T-800을 부둥켜안는 장면도 기대하시길. 125분, 15세 관람가.

◇비행기 옆구리에 붙어 날아라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은 에단 헌트(톰 크루즈)를 다시 불러낸다. 1960년대 미국 CBS 드라마가 원조인 첩보극. 하지만 냉전이 끝나고 영화로 건너오면서부터 첩보기구 IMF(Impossible Mission Force)는 '남들 다 포기하는 미션을 해내는 녀석들'로 기억된다. 그 상징은 물론 에단 헌트다. IMF 해체를 다룬 이번 제5편에서 그는 정체불명의 테러조직 '로그네이션'과 싸워야 한다. 납치된 에단은 매혹적인 여인 일사(레베카 퍼거슨)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고 다시 팀원들을 불러 모은다.

에단이 산소통 없이 26만ℓ의 물을 통과하는 장면, 오토바이들의 추적과 총알 세례를 뚫고 달아나는 장면 등은 으레 그렇듯 아슬아슬하다. 촬영 중 가장 어려운 미션은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한 비행기 옆에 매달려 날아가는 대목이었을 것 같다. 톰 역시 액션 대부분을 몸소 해냈다. 지난해 '명량'이 잡았던 길일(吉日) 7월 30일에 개봉한다. 상영시간과 등급은 미정.

◇"독립군 총알맛 좀 보실라우?"

친일파 암살작전을 다룬 '암살'은 여성이 중심인 드문 영화다. 전지현이 암살단 대장 안옥윤 역을 맡았는데 총 쏘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한다. 방아쇠를 당길 때 눈을 깜빡이지 않는 '독한 여자'다. 최근 제작보고회에서 그녀는 "현장에서 스트레스 쌓일 땐 총을 쏘면서 풀었다"며 웃었다.

이 영화는 미래도 현재도 아니고 과거(1933년)로 간다.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이정재)은 암살작전에 투입하기 위해 일본에 노출되지 않은 선수 세 명을 뽑는다.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과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조진웅), 폭탄 전문가 황덕삼(최덕문)이다. 그런데 살인청부업자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이 이 암살단을 추적한다. 이름 없는 독립군 사진 한 장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최동훈 감독은 "신념을 위해 열심히 투쟁한 인물들이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작비 200억원으로 그 시절을 스크린 안에 복원했다. 전지현은 "미쓰코시 백화점 세트는 충동구매 유혹이 일 만큼 화려했다"고 바람을 잡았다. 7월 22일 극장에 걸린다. 139분,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