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 수도권주민 '쓰레기大亂' 면했다

서울시·경기도·인천시가 내년 종료 예정인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기한을 최소한 10년 더 늘리기로 최종 합의했다. 아울러, 앞으로 10년 안에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지 못할 경우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기한을 추가 연장하는 데도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00만 수도권 주민이 '쓰레기 대란(大亂)'을 맞게 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윤성규 환경부장관과 유정복 인천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이른바 '매립지 4자 협의체'의 기관장들은 28일 "수도권 지역에서 2016년 말까지 이용토록 계약한 인천 지역 수도권매립지 기한을 연장하기로 하고, 3―1 공구 매립장을 쓸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간 서울시·경기도는 "인천 지역 수도권매립지에 쓰레기를 계속 매립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고, 인천시는 "인천 지역의 피해가 크다"는 이유로 매립지 사용 연장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최소한 10년 시간 벌었다

4자 협의체 합의문에 따르면, 인천시 서구에 있는 기존 매립지 가운데 3-1 매립장이 새로 조성돼 현행처럼 수도권 주민들이 배출하는 쓰레기를 매립할 수 있게 됐다. 3-1 매립장은 규모가 약 103만㎡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금과 비슷한 양의 매립 추세가 이어진다면 약 6년, 쓰레기양 감소 추세가 이어지면 대략 7년까지도 쓰레기를 더 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매립지로 사용되는 2매립장이 2018년 1월쯤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여기에다 3-1 매립장을 7년 안팎 더 쓰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최소한 2025년까지 약 10년 정도 시간을 번 셈이다.

4자 협의체는 이번에 매립지를 쓸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한 대신, '대체 매립지 확보 추진단'을 구성하고 3-1 매립장 사용이 끝나기 전까지 현행 수도권매립지 말고 다른 대체 쓰레기 매립장을 만드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다만, 3-1 매립장 사용이 끝날 때까지 대체 매립지가 조성되지 않을 경우엔 '수도권매립지 잔여 부지의 최대 15%(106만㎡) 범위에서 매립지를 추가 조성 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이에 따라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기한은 사실상 '10년+α'로 늘어나게 됐다.

◇인천, 수조원대 경제적 이득 얻었지만…

인천은 이번 합의로 경제적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다. 매립지 지분을 각각 71.3%, 28.7% 보유한 서울시·환경부는 매립면허권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토지 소유권 전체(1690만㎡)를 인천시에 양도키로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최소한 수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됐다는 것이 환경부 설명이다. 4자 협의체가 올 1월 우선적으로 합의한 '인천 경제 활성화 대책'도 당초 예정대로 추진된다. ▲인천도시철도 1호선과 서울도시철도 7호선 연장 ▲테마파크를 조성 ▲검단산업단지 환경 산업 활성화 등 내용이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 수도권매립지로 들어오는 폐기물 반입 수수료의 50%를 가산금으로 징수해 인천시 특별회계로 전입해서 매립지 주변 지역 환경 개선 사업에 쓰기로 했다. 환경부 산하 공기업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도 인천시 산하 지방공기업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수도권매립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당 매립지종료투쟁위원회는 28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 합의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청라신도시 주민들도 "'수도권 매립지 2016년 종료'라는 광고를 보고 입주했는데 '사기'를 당했다"며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