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중소형·기관 총애' 공모株가 수익 짭짤했다

올 상반기 증권시장엔 총 34개 종목이 새로 얼굴을 내밀었다.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스팩(SPAC) 상장을 제외하면 16개 기업이 증권시장에 입성했다. 공모주는 투자자들이 즐겨 찾는 투자처다. 올 상반기 공모주에 돈을 넣었다면 성과는 어땠을까?

◇공모주 열흘 만에 팔았다면 평균 수익률 42%

만약 공모주를 받아 상장 열흘 만에 팔았다면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까? 올 초부터 이달 20일까지 상장된 새내기주 8개 종목의 주가를 분석해봤더니 주가가 42% 정도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주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장되자마자 팔아 수익을 확정하지만 상장 후 조금 더 보유하며 상황을 봤더라도 수익이 좋았던 셈이다.

다만 종목별로 수익률 편차가 컸다. 맞춤 효소 전문 업체 제노포커스의 주가는 단숨에 공모가보다 281%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공작용 기계 제조 업체 유지인트와 디스플레이 제조 업체 베셀, 소프트웨어 업체 포시에스에 투자했어도 10~41%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반도체 웨이퍼 제조 업체 싸이맥스나 이미지 센서 전문 업체 픽셀플러스에 투자했다면 오히려 손실을 봤을 것으로 집계됐다. 두 종목 모두 공모가보다 13% 내려갔다.

◇올 상반기 공모주 투자 비법 세 가지

수익률을 냈던 공모주 투자에 공통점은 없었을까?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공모주 투자 성공엔 세 가지 법칙이 있었다고 말했다.

①큰 종목보단 작은 종목이 좋았다

올해는 중소형주가 유난히 강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종목보단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종목들의 주가가 더 많이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종목은 평균 0.1% 정도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홈쇼핑 업체 엔에스쇼핑이 4.3% 정도 올랐지만, 자동차 타이어 부품 업체 세화아이엠씨의 주가가 4% 정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55% 수준이었다.

다만 지난 2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부동산 개발 업체 SK D&D나 29일 상장한 경보제약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까지 감안하면 유가증권시장의 평균 상승률은 좀 오를 수 있다. SK D&D는 2만6000원에 상장한 뒤 29일 6만3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상장한 경보제약은 공모가 1만5000원보다 2배 정도 높은 3만4250원에 거래를 끝냈다. 하지만 25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반도체 제조 업체 세미콘라이트나 기계 제조 업체 에스엔텍도 공모가 대비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여전히 코스닥시장 새내기주의 주가 상승률이 높다.

②기관이 사랑했던 종목이 좋았다

대체로 기관들이 관심을 많이 가진 종목들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 올 상반기 기관 수요 예측이 500대1을 넘었다면 일반 청약 경쟁률도 높았을 뿐 아니라 주가도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 수요 예측에 따라 새내기주의 공모가는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 수요 예측 경쟁률이 높았다면 주가도 공모가 범위 중에서 높이 편성됐다는 뜻인데, 그런데도 주가가 더 올랐다는 것이다.

SK D&D와 유지인트, 제노포커스의 수요 예측 경쟁률은 570대1~840:1 사이를 기록했다. 올 들어 기관 수요 예측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26일 상장된 코아스템이었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업체인 코아스템의 기관 수요 예측 경쟁률은 870:1이었다. 이 종목은 상장 후 이틀 새 주가가 공모가보다 55%가량 올랐다. 이룸투자자문의 조세훈 대표는 "기관투자자는 보통 기업 분석을 꼼꼼히 마친 뒤 청약에 참가하기 때문에 기관 수요 예측 경쟁률을 투자 참고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③바이오주는 좋았고 부품주는 나빴다

업종별에 따라 희비도 엇갈렸다. 제노포커스와 코아스템 등 바이오주의 주가 상승률은 높았지만 부품주에 속하는 업체들의 주가는 좋지 않았다. 유진투자증권의 박종선 스몰캡팀 팀장은 "싸이맥스와 픽셀플러스, 세화아이엠씨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지지부진한 것은 IT 부품이나 자동차 부품 업체의 사업 환경이 좋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