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국제油價… '원유 펀드' 수익률 반등

올 들어 미끄럼틀을 타던 국제 유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더니 60달러선에 안착했다. 최근 3개월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미국 내 수요 증가와 재고 감소 덕에 19% 가까이 상승했다.

유가 하락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자 원유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들의 수익률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관련 펀드 가운데서 원유 선물 비중이 높은 상품일수록 수익률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에 100%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 특히 높아

원유 관련 펀드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원유 선물 및 상장지수펀드(ETF) 비중이 90~100%에 이르는 펀드들 ▲원유에 일부를 투자하고 천연가스 등 다른 에너지 자원 관련 선물을 골고루 담은 펀드 ▲해외 유전 자원 개발 업체의 지분을 자산으로 하는 펀드 등이다.

원유 선물 및 ETF 비중이 특히 높은 펀드로는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WTI원유-파생](A)'가 있다. 이 펀드는 WTI 선물에 90%를, 원유 ETF에 10%를 투자한다. 원유 투자 비중이 100%에 달한다.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은 원유 투자 비중이 총 98%다. WTI 선물 비중이 83%, 원유 ETF 비중이 15%다. 이 펀드들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원유 관련 펀드 가운데서도 특히 높았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WTI원유-파생](A)는 14.5%,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은 11.1%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 '미래에셋로저스에너지인덱스특별자산(에너지-파생)종류'는 브렌트유 선물 비중이 45%, WTI 선물 비중이 27%이며 이 외에 14%를 원유 ETF에 투자하고 있다. 원유 투자 비중이 총 86%다.

◇비중 낮을 경우 수익률 역시 높지 않아

원유 상품에 약 50~70%를 투자하는 펀드들도 있다. 다양한 종류의 에너지 관련 상품에 골고루 투자한다.

'KTB WTI원유특별자산[원유-재간접]종류A'는 더 다양한 원유 상품에 골고루 투자한다. WTI 선물 비중이 16.2%이며 UNITED STATES OIL FUND LP와 PROSHARES ULTRA BLOOMBERG CR 비중이 각각 27.2%, 25.9%다. POWERSHARES DB OIL FUND에도 5% 투자하고 있다.

'신한BNPP에너지인덱스플러스자 1[채권-파생](종류A)'는 원유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펀드다. 브렌트유와 WTI 선물의 비중 합이 48%로, 절반이 안 된다. 나머지는 천연가스 선물(28%), 가솔린(11%), 난방유(12%)에 투자하고 있다. 이 펀드는 3개월간 8.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유전 자원 개발 업체의 지분에 투자해 수익을 주주에게 분배하는 펀드들은 좀 특수하다. '한국투자ANKOR유전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 1[지분]'과 '한국투자Parallel유전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 1(지분)'은 만기까지 투자한 원금과 배당금을 분기마다 돌려받는 채권 펀드다. 배당이 없을 경우 분기 수익률은 0%다. 이 펀드들의 설정 후 누적 배당수익률은 각각 3.4%, 4.3%다.

◇국제 유가, 재고 감소·수요 증가 덕에 반등

최근 원유 관련 펀드들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 이유는 연초부터 계속해서 하락하던 국제 유가가 반등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초까지만 해도 배럴당 50달러를 넘나들던 WTI 선물 가격은 3개월이 지난 현재 배럴당 60달러선에 안착한 상태다. 두바이유 가격도 4월 초 50달러대에서 한 달 만에 65달러까지 상승한 바 있다.

국제 유가 반등에는 생산설비 및 재고량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의 원유 시추 장비 수는 지난해 10월 둘째 주 1609개까지 증가했으나, 꾸준히 감소한 결과 현재는 628개까지 줄었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3월까지는 미국 원유 재고가 급증해서 유가도 계속 하락했는데, 미국의 원유 시추 장비 수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4월 이후 재고량도 줄고 있어 유가가 반등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