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인터파크… '생활 플랫폼'株 뜨겁다

사회 초년생인 A씨(30세)는 출근길에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최신 유행곡을 듣는다. 퇴근길에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소셜커머스 '쿠팡'에서 생필품을 구매한다.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 필요한 책도 주문했다. 이 모든 활동은 스마트폰으로 처리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 등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전 세계 IT 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인터넷 사이트나 앱 등을 열어놓고 이곳을 통해서 많은 사람을 특정 관심사로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버티컬 플랫폼(vertical platform)'이라고 부른다. 특히 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에서도 운송, 음악, 쇼핑 등 사람들이 일상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증권사들은 이런 주식들을 '생활 플랫폼' 주식으로 따로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올 들어 생활 플랫폼 기업 주가 55.7% 올라

증권사들은 대표적인 '생활 플랫폼' 관련 주로 다음카카오·로엔·사람인·인터파크·아프리카TV·예스24를 꼽는데, 올 들어 이 6개사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55.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터넷 업종 지수 상승률인 18%를 한참 웃돌았다.

사람인(118.8%)과 예스24 (112.3%)가 100% 넘게 상승했다. 로엔(71.5%), 아프리카TV(19.6) 등도 올랐다. 다음카카오는 지난달까지 올 들어 44% 가까이 떨어지다가 최근 30% 이상 올랐다. 올해 상승률은 11.7%다. 이 기업들은 새 수입원 발굴에 적극 나서면서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으로 구축한 플랫폼을 토대로 콜택시, 대리운전, 동영상, 검색, 결제, 쇼핑 등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BJ(방송진행자)를 활용한 홈쇼핑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도 지난 1일 전자상거래 서비스인 '멜론 쇼핑'을 선보였다.

◇해외선 대규모 투자 유치·주가 상승세

해외시장에서도 관련 서비스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취업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인 링크드인과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 필요한 책과 가전제품, 생필품을 살 수 있는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 등이 대표 생활 플랫폼 기업이다. 지난 몇 년간 관련 서비스의 이용자 수와 기업 가치가 증가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물의를 빚었지만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차량 공유기업 우버는 지난 2009년 회사 설립 이후 6년간 약 11조원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IT 기업들이 상장 전 모은 자금 중 최대 규모다. 사진 기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스냅챗은 몸값이 올 들어서만 60% 넘게 성장했다. 창업 후 약 1조2500억원의 투자를 받은 스냅챗의 기업 가치는 17조원에 육박한다.

이미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세다. 아마존은 올 들어 40.7%, 넷플릭스는 92% 상승했다.

◇전문가들 "생활 플랫폼 업체 실적 개선 기대"

전문가들은 생활 밀접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사용자를 먼저 확보한 후 서서히 수익을 내기 때문에 단기 흥행에 의존하는 게임 주나 성장이 주춤한 검색 포털 주와 다소 다른 주가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는 사용자가 한번 가입하면 쉽게 다른 메신저 서비스로 바꾸지 않기 때문에 이미 확보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신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로 출시할 수 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콜택시, 음원 스트리밍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생활 플랫폼 기업들은 인터넷 서비스가 쪼개진 스마트폰 시대에 걸맞은 서비스 형태"라며 "광고는 물론 월정액 요금이나 거래 수수료 등을 받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