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바뀐 코스닥 기업들 "잘나갑니다"

올 들어 코스닥 상장사들의 최대 주주 변경 건수가 늘어난 가운데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중소형주가 부각되면서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코스닥시장의 최대 주주 변경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최대 주주 변경 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었다.

특히 최대 주주 변경 종목 중 중국 업체에 인수되거나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종목들의 상승률이 높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대 주주 변경이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자주 최대 주주가 바뀌는 종목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닥 시장 최대 주주 변경 급증… 관련주 올라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대 주주 변경으로 지난 10일까지 코스닥 기업들의 최대 주주 변경 공시 건수는 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42건에 그쳤는데 올 들어 21건이 늘어난 것이다. 최대 주주 변경 법인 수도 55개사로 지난해 35개사에 비해 57.1% 늘었다.

유가증권시장과는 대조되는 수치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같은 기간 최대 주주 변경 공시 건수가 36건으로 지난해(37건)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최대 주주 변경 법인 수 역시 32개로 2개 줄었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최대 주주가 변경되는 인수합병(M&A)이 더 활발하게 진행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것은 최대 주주 변경 종목들의 주가 흐름이 좋았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최대 주주 변경 종목들의 평균 상승률은 49.6%로 코스닥 상장사 전체(32%)에 비해 17.6%포인트 높았다. 유가증권 상장사 역시 최대 주주 변경 종목의 상승률(18.3%)이 전체 상승률(5.44%)을 웃돌았다.

평균 상승률뿐만 아니다. 주가 상승 종목 수도 더 많았다. 코스닥 최대 주주 변경 업체 55개사 중 신규 상장 종목과 상장폐지 종목을 제외한 51개 기업 가운데 39개 종목이 상승했다.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11개, 제자리걸음을 한 업체는 1개였다.

◇중국 효과·신규 사업 진출 기대감

최대 주주 변경 종목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신규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대 주주가 중국 업체로 바뀌거나 신규 사업을 추진한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좋았다.

올 들어 917.5% 오르며 최대 주주 변경 종목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이너스텍은 중국 게임사로 최대주주가 변경됐고 801.9% 오른 룽투코리아는 지난 2월 중국 모바일 게임업체인 룽투게임스가 지분 44.5%를 인수했다. 지난 6월 중국 영개투자유한공사가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고 밝힌 제주반도체는 올 들어 167.5% 올랐고, 110.5% 오른 피델릭스 역시 지난 4월 중국 동심반도체에 인수되며 최대 주주가 바뀌었다. 109.2% 오른 디에스티로봇도 중국 업체인 베이징 링크선 테크놀로지로 최대 주주가 변경됐다. 레드로버 역시 중국 기업에 인수된다는 소식에 주가가 올랐다.

최대 주주 변경 후 신규 사업에 나선 종목들도 많이 올랐다. 전기차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루보가 582.4% 상승했고, 의료기기 제조업체 위노바는 최대 주주 변경 후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며 516.4% 올랐다. 오르비텍·비에스이 역시 최대 주주 변경 후 신규 사업 본격화 기대감에 상승했다.

◇최대 주주 자주 바뀌면 주의해야

증권 전문가들은 다만 잦은 최대 주주 변경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대 주주 변경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자주 바뀌면 경영권과 사업 전망이 불안정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대 주주가 2회 이상 바뀐 종목의 평균 주가는 올 들어 5.21% 하락했다. 올 들어 최대 주주가 두 번 바뀐 국내 상장 중국기업 이스트아시아홀딩스는 한때 2800원대까지 올랐다가 1500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한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지배구조가 자주 바뀌면 경영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