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제한폭 확대 한 달… 우선株 과열 조짐

주식시장에서 하루 가격 제한 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우선주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짧은 시간에 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우선주에 몰리고 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보통주보다 배당은 더 많이 받는 주식을 의미한다.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많지 않아 적은 거래량으로도 주가가 출렁일 수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우선주 주가는 오르기 쉬운 만큼 하락하기도 쉽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주 급등… 한 달간 8배로 뛰기도

15일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가격 제한 폭까지 오른 종목은 총 16개다. 이 중 금호산업우·진흥기업우B·진흥기업2우B·코리아써키트2우B·현대건설우·현대비앤지스틸우 등 6개 종목이 우선주였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구별하기 위해 종목 이름 뒤에 '우'를 붙인다.

가격 제한 폭 확대 제도가 시행된 이후 이날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많이 오른 상위 15개 종목 중 10개(66.7%)가 우선주였다. 이 기간 태양금속우는 772.7% 상승했다. 대원전선우는 351.4%, SK네트웍스우는 309% 올랐다. 200% 이상 오른 우선주는 총 5개였다.

이같이 우선주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자 한국거래소도 우선주에 대해 신중히 투자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지난 한 달간 한국거래소가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다며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한 46개 종목 중 절반 가까운 21개가 우선주였다. 올 들어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던 우선주는 총 26개인데, 그중 80% 이상이 최근 한 달 새 지정된 것이다.

◇보통주보다 몸값 비싼 우선주도 속속 등장

우선주 급등 현상이 이어지면서 액면가가 같은 보통주보다 우선주의 몸값이 비싸지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액면가가 같을 경우 '의결권'을 가진 보통주가 우선주보다 더 비싸게 팔린다. 다만 우선주는 전체 발행 주식의 25% 미만으로만 발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가격 제한 폭이 확대되면서 거래량이 적은 우선주들의 가격 왜곡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날까지 한 달간 가장 많이 오른 우선주인 태양금속우도 가격 제한 폭 확대 시행일인 지난달 15일 전에는 태양금속보다 주가가 낮았다. 지난달 12일 태양금속이 1530원에 거래를 마감했을 때, '태양금속우'는 1115원이었다. 이날 태양금속우는 9730원에 거래를 마쳤고, 태양금속의 주가는 2020원이었다. 한 달 만에 몸값 차이가 4배 가까이 벌어졌다.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에 선정된 호텔신라도 보통주보다 우선주의 몸값이 더 비싸졌다. 호텔신라우는 이날 1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호텔신라는 13만55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2일에는 우선주와 보통주가 각각 6만3200원, 10만9000원에 거래됐으나 우선주가 이달 들어 두 번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보통주 주가를 넘어섰다.

◇단기 급등한 만큼 단기 급락 위험도 존재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우선주 급등세를 보고 무작정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선주는 주가가 오르기 쉬운 만큼 하락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이 오른 우선주인 태양금속우는 이날 9.5% 하락했고, 둘째로 많이 오른 대원전선우는 이날 17.3% 내렸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에 테마주를 만들기 위해 루머를 퍼트리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급등하는 우선주는 투자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주가 상승의 근거가 합리적이지 않은 종목 매매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라 투자 경고 종목이나 투자 위험 종목에 지정된 종목들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