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출렁場'에도 인도는 5.7% 올랐다
입력 : 2015.07.16 23:58
그리스·中 악재에도 튼튼, 국내 인도펀드 덩달아 활짝
물가불안·정치혼란은 부담
그리스와 중국의 악재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움츠러든 기간에 인도 증시는 다른 주요 국가 증시에 비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과 여러 신흥국 증시가 여러 차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인도 증시는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고, 최근 한 달간 상승률도 가장 높았다.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을 통해 제조업과 인프라 건설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데다, 통화정책 완화와 유가 약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증시, 한 달간 6% 상승…인도 펀드 수익률도 개선
최근 한 달간 인도 센섹스 지수는 5.7% 오르며 주요 신흥국 증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다른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주요 4개 신흥국) 국가들은 오히려 하락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가 각각 3.3%, 7% 내렸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2.1%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2.2% 상승했다.
인도 증시는 선진국 증시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컸다. 한 달간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과 일본 닛케이평균은 각각 0.8%, 1% 오르는데 그쳤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도 4% 수준에 머물러 인도 증시의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증시가 상승하면서 인도에 투자하는 국내 금융상품들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NH-CA 자산운용의 'NH-CA 인디아포르테 주식A'는 1개월 수익률 11.1%를 기록했다. '삼성 인디아 주식A'와 '키움 인디아익스플로러 주식A' 등 다른 인도 주식형 펀드도 10% 가까운 수익률을 보였다.
◇인프라 투자·금리 인하·저유가…성장률 중국 추월 전망도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속에서도 인도 증시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로 제조업과 인프라 투자를 기반으로 경제성장률이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의 성장률이 7.5%를 기록해 6.8%로 예상된 중국을 앞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인도는 지난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취임 이후 외국인 투자를 활발히 유치해 인프라 건설과 제조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 3월 발표한 예산안을 통해 올해 도로와 항만 등 인프라에 7000억루피(약 12조6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철도와 의료산업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한도도 크게 늘렸다.
통화정책 완화와 저유가도 인도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인도 중앙은행은 올 들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했다. 그동안 인도 경상수지에 부담이 됐던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하며 배럴당 50달러 선 초반까지 내려왔다.
최진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소비보다 생산을 중심으로 경기가 양호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로 대외적인 악재도 줄어 신흥국 중 상대적으로 환율이 안정적이고, 경제 기초체력이 좋은 인도가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정치 불안 등은 주의해야
일부에서는 높은 성장률을 기반으로 인도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물가 불안과 정치적 혼란 등 투자에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는 특히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하는 데다, 농산물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큰 편이다. 올 들어 강력한 엘니뇨(적도 근처의 동태평양 해수면 평균온도가 평년보다 상승하는 현상) 등 기상이변으로 가뭄을 겪으면서 농산물 가격을 중심으로 물가가 크게 뛸 경우 경기회복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모디 정부의 경제정책이 주로 제조업과 인프라에 중점을 두고 있어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농민층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며 "정치적인 불안 등으로 인해 경제성장이 차질을 빚을 경우 증시도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