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가 주인공인 영화 만든다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주인공으로 다룬 영화가 만들어진다.

CJ문화재단과 여성가족부는 작년 4월부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주제로 한 시나리오를 공개 모집, 접수된 298편 중 4편을 제작 후보 시나리오로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오는 9월 국내 주요 제작·투자사들은 네 작품 중 최소 한 작품을 선택해 영화로 제작한다.

시나리오 '마츠코의 전쟁'(원영진 작)은 일본 우익 정당 수장의 아내 마츠코(한국 이름 미자)가 과거 위안부로 동원됐다는 내용을 담았다. 마츠코의 손자가 정계에 진출하면서 선거 전략으로 "위안부는 날조된 역사"라는 주장을 하자 친할머니인 마츠코가 자신의 과거를 폭로한다는 줄거리다. 심사위원인 한혜인 연구원은 "일본은 과거 자국민들도 군 위안부로 보낸 역사를 갖고 있지만 정부와 피해자들 모두 이를 없었던 일처럼 함구하고 있다"며 "위안부에 대한 망언을 일삼는 사람들의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일 수 있다는 발상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인 오기환 영화감독은 "당시 위안부가 겪어야 했던 아픔과 그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덧나는 과정을 그린 작품들이 대거 출품됐다"며 "여러 행정기관에 무차별 민원을 제기하는 '민원의 여왕' 할머니를 등장시켜 당당하게 가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과정을 그린 '아이 캔 스피크'(I can speak·강지연 작)가 대표적"이라 했다.

뻔뻔한 가해자와 평생 부끄러움 속에 살아야 하는 피해자의 모습을 그린 '국민배우 문홍녀'(천기학 작)와, 위안부로 납치됐다가 탈출한 사이 여동생이 끌려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명사수의 제자로 들어가 일본군에 맞선다는 내용의 액션 활극(活劇) '선이'(정자영 작)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