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7.27 10:31

용인시 평생교육원에서 주최하는 시민대학 강의를 들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용인시에서 "용인 시민과 함께하는 공정여행 아카데미'에 관한 8주에 걸친 강의가 있음을 알고 신청하여 8주 만에 수료식을 마쳤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공정여행이란 단어가 생소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강의를 들으면서 '공정여행은 여행을 하는 자와 제공하는 자가 서로에게 유익한 여행이 되는 여행을 뜻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1980년대 영국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여행자가 대기업인 호텔이나 큰 레스토랑에 돈을 쓰기보다는 현지에서 주민들이 운영하는 숙소나 식당에 가는 등 현지 주민들에게 그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여행을 말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에서 따온 개념으로, 착한여행이라고도 한다. 

[시니어 에세이] 용인시 시민대학 수강을 마치고…

즐기기만 하는 여행에서 빚어진 환경오염, 문명 파괴, 낭비 등을 반성하고 어려운 나라의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추진되어 왔다. 어렸을 때 유원지에 놀러가면 쓰레기를 버려두고 오던 기억이 난다. 그 쓰레기들은 누가 치웠을까?

비행기 이용 횟수 줄이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고 물 절약 등으로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며 동식물을 보호하며 지역민의 노동력에 적절한 요금을 지불하며 지역에 도움 주기, 현지인 운영 숙소, 식당, 교통, 가이드 이용하고 현지인의 인사말, 노래 춤을 배워보며 여행지의 생활 방식과 종교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춘다. 강의를 들으며 나야말로 공정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인 사람 중 내 나이가 제일 많았다. 요즘에는 어디를 가든지 왕언니 소리를 듣는다. 처음에는 그 호칭이 별로 맘에 안 들었지만 어쩌랴 사실인 걸. 강의를 듣다 보니 나이와 상관없이 여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서로 간에 소통이 잘되었다.

그동안 배운 자료를 이용해 조별로 공정여행 기획안을 짜서 발표하였다. 중년들이 여유롭게 느리게 즐기는 여행이란 주제로 여행상품을 기획하여 프로그램을 짜는데 마치 내가 여행을 가는 마음으로 여행 일정을 짠다. 여행 대상, 여행 목적, 여행 일정, 여행 시기와 날짜, 여행 비용 등. 이렇게 큰 틀을 잡아놓고 세부적인 기획에 들어간다.

보통 여행사에서 기획하는 여행 상품과 내용이 비슷하지만 공정여행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체험, 친환경적인 요소를 넣어서 프로그램을 만든다. 이렇게 스스로 여행 상품을 기획하면서 이번에 가게 될 손주들과의 여행도 막연히 떠날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우리에게 맞게 기획하여 즐겁고 알찬 여행으로 만들고 싶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였지만 강의를 거듭 들을수록 어떻게 여행해야 하는지 나름대로 떠남에 대한 마음 자세와 준비를 바로 잡는 기회가 되었다. 될 수 있으면 일회용품을 안 쓴다거나 현지인의 생활 방식이나 종교를 존중하는 것, 이런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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