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7.29 10:00

괌의 뜨거운 태양 아래 펼쳐진 제28회 괌 마이크로네시아 아일랜드 페어(GUAM MICRONESIA ISLAND FAIR, 이하 GMIF). 2015년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마이크로네시아 연방 섬 대표단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바탕 축제를 열었다. 그들의 문화와 예술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행사를 소개한다.

마이크로네시아의 생기 넘치는 문화

 

▲GMIF 행사장 부스. 야자수 잎을 말려 수공예품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Kang kyung min
▲GMIF 행사장 부스. 야자수 잎을 말려 수공예품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Kang kyung min

괌에 도착하여 공항 밖으로 나오면 탄산이 빠진 사이다처럼 후텁지근한 공기가 폐 속 깊숙이 훅하고 밀려 들어온다. 미지근한 바닷바람에 야자수 잎이 살랑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멈추었다. 순식간이었다. 잠깐 내린 비로 흥건히 젖어 있던 바닥은 뜨거운 태양 아래 금세 바싹 말랐다. 한국에선 볼 수 없는 광경에 괌에 왔다는 걸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되었다.

▲괌의 명물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포스터. 차모로인의 역사와 생활을 한눈에 엿볼 수 있다. /©Kang kyung min
▲괌의 명물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포스터. 차모로인의 역사와 생활을 한눈에 엿볼 수 있다. /©Kang kyung min
▲GMIF 행사장 부스에서 야자수 잎을 이용해 모자를 만들고 있다. /©Kang kyung min
▲GMIF 행사장 부스에서 야자수 잎을 이용해 모자를 만들고 있다. /©Kang kyung min

천혜의 휴양지 괌에는 매년 큰 규모의 축제가 열린다. 쇼핑 천국 괌에서 즐기는 ‘숍 괌 페스티벌(Shop Guam Festival)’과 함께 올해로 28회째를 맞는 GMIF가 그것이다. 이번 28회 GMIF는 투몬 지역의 이파오 해변에 위치한 조셉 플로레스 총독 기념공원에서 개최되었다. 사이판, 로타, 팔라우, 마샬 아일랜드, 축, 티니안, 코스래 등 마이크로네시아에 속해 있는 각 섬의 대표단이 괌에 모여 축제를 연다. 각 섬의 최고 조각가, 대장장이, 전통낚시 전문가 등이 모여 그들의 문화를 알리고, 그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공연장에서는 각 섬의 전통 춤을 공연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GMIF 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섬 대표단. /©박유라
▲GMIF 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섬 대표단. /시니어조선 박준현
▲GMIF 행사장 부스에서 판매 중인 수제품. /©Kang kyung min
▲GMIF 행사장 부스에서 판매 중인 수제품. /©Kang kyung min
▲GMIF 행사장에서 괌 전통악기를 연주 중인 섬 대표단. /©호텔아비아 최종인 기자
▲GMIF 행사장에서 괌 전통악기를 연주 중인 섬 대표단. /©호텔아비아 최종인 기자

공연장 근처의 부스에는 섬 대표단이 섬을 소개하기 위해 팸플릿을 나눠주었다. 각 섬의 수공예품을 파는 부스와 전통 음식을 파는 부스도 마련되어 있었다.


괌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1. 쇼핑천국 괌에서 쇼핑하기

괌은 섬 전체가 면세구역이기에 대부분의 브랜드 제품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유명 쇼핑센터로는 T갤러리아, 투몬 샌즈 플라자, 괌 프리미엄 아울렛, 마이크로네시아몰 등이 있다. 그리고 괌 현지에서 24시간 언제나 생활 필수품을 아주 싼값에 구입할 수 있는 K마트가 있다.

T갤러리아와 투몬 샌즈 플라자는 호텔이 많은 투몬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 쇼핑하기 매우 편리하다. T갤러리아에서는 화장품, 패션제품, 명품뿐만 아니라 간단한 기념품까지 구매가 가능하다. 투몬 샌즈 플라자는 T갤러리아보다 브랜드는 적지만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쇼핑할 수 있다. 아이가 있는 가족여행객이라면 괌 프리미엄 아울렛과 K마트에 들러 아이용품을 사는 것을 추천한다. 마이크로네시아몰은 미국 백화점 메이시스가 입점해 있고, 한국인에게는 10% 할인 쿠폰도 제공하니 여행객의 소비패턴에 맞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2. 정글을 체험하고 싶다면 ‘정글 리버보트’

▲탈로포포 강 하류에서 출발하는 정글 리버보트. 보트가 선착장을 향해 들어오고 있다. /©호텔아비아 최종인 기자
▲탈로포포 강 하류에서 출발하는 정글 리버보트. 보트가 선착장을 향해 들어오고 있다. /©호텔아비아 최종인 기자

괌 유일의 강 탈로포포. 정글 리버보트는 탈로포포 강 하류에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며 정글을 체험한다. 탈로포포 강 좌우로 울창하게 우거진 숲을 보고 있자면 SBS 인기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 씨가 촬영을 하고 있을 것 같은 상상에 빠져든다. 탈로포포 강에는 괌의 명물 ‘코코넛크랩’이 살고 있다. 땅에 구멍을 파고 숨어 있다가 식빵 조각을 던져주면 어느새 밖으로 나와 식빵을 잽싸게 주워서 구멍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탈로포포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정글 리버보트. 카약을 타고 내려오는 여행객들이 보인다. /©Kang kyung min
▲탈로포포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정글 리버보트. 카약을 타고 내려오는 여행객들이 보인다. /©Kang kyung min

또한 강 상류로 올라가면 대형 메기를 관찰할 수 있지만 물이 맑지 않은 날엔 형태만 겨우 확인이 가능하다. 괌 원주민이 보트에 함께 타고 가는 동안 야자수 잎을 이용해 머리띠, 부채, 장미 등의 수공예품을 만들어 건네주고, 코코넛 열매를 직접 따서 여행객에게 코코넛 원액과 코코넛 젤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3. 차모로인의 역사 엿보기 ‘타오타오타시(Tao Tao Tasi)’

▲타오타오타시 쇼. 화려한 복장과 안무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박유라
▲타오타오타시 쇼. 화려한 복장과 안무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시니어조선 박준현

붉은 태양이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많은 여행객이 건비치를 찾는다. 아름답다는 말은 건비치의 일몰을 표현하는 데 너무나도 부족하다. 인간이 만든 조형물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태양이 바다 뒤로 숨어버린 시간. 하늘 위에 촘촘히 박혀 있는 별빛과 건비치에 위치한 더비치바의 조명만 유일하게 빛나고 있다. 더비치바의 모든 조명이 꺼지는 순간 공연장은 숨막힐 듯한 정적이 흐른다. 눈부신 조명과 함께 시작된 쇼는 고대 괌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바다의 별을 등대 삼아 카누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는 차모로인의 장엄한 여정과 항해의 시간들을 얘기한다. 웅장하게 시작한 쇼는 흥미로운 전개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마치 한편의 대형 뮤지컬을 보는 기분이다. 타오타오타시는 현대적인 연출 기법으로 재탄생한 차모로인의 이야기이다. 촌스럽지않고 세련된 공연이면서 차모로인의 정신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괌에 간다면 잊지말고 관람해야 할 공연임에 틀림없다.


4. 하루 만에 끝내는 ‘섬 투어’

▲사랑의 절벽 아래에 위치한 탄기슨 비치. 여행객보다 원주민이 많이 찾는다.
▲사랑의 절벽 아래에 위치한 탄기슨 비치. 여행객보다 원주민이 많이 찾는다. /시니어조선 박준현
▲탄기슨 비치에서 원주민 아이들이 뛰놀고 있다.
▲탄기슨 비치에서 원주민 아이들이 뛰놀고 있다. /시니어조선 박준현

괌에서는 무더운 날씨 탓에 걷는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괌으로 여행을 갔다면 차를 렌트해서 섬 한 바퀴를 유람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관광지답게 차를 렌트하는 것이 어렵지 않고 한국 면허증만 있다면 렌털숍에서 쉽게 렌트할 수 있다. 투몬시내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렌털숍이 있으니 자유여행을 계획한다면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섬 투어를 하기에 앞서 물놀이를 계획했다면 수건을 반드시 챙기길 권한다. 괌은 호텔이 아닌 해변이나 수영장에 기본적으로 샤워시설이 마련되어 있지만 수건은 개인이 준비해야 한다.

▲투몬 만에서 즐기는 S.U.P(Stand Up Paddle boarding). 앉아서도 즐길 수 있다. /©박유라
▲투몬 만에서 즐기는 S.U.P(Stand Up Paddle boarding). 앉아서도 즐길 수 있다. /시니어조선 박준현
▲사랑의 절벽에 걸려 있는 열쇠들.
▲사랑의 절벽에 걸려 있는 열쇠들. /시니어조선 박준현

괌은 남북으로 길게 늘어진 바나나 모양의 섬이다. 섬 가장자리로 이어진 해안도로를 타고 직진만 하면 섬을 일주하게 된다. 내비게이션이 없더라도 지도만 있다면 어디든지 쉽게 찾아갈 수있다. 섬 투어를 한다면 사랑의 절벽(Two Lovers Point)과 탄기슨 비치, 이나라한 자연 수영장 세 곳은 꼭 들러보길 추천한다. 사랑의 절벽은 괌 최고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탄기슨 비치는 사랑의 절벽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해변으로, 주로 원주민들이 물놀이를 하는 장소이며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자연 그대로의 해변이다. 이나라한 자연 수영장은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바닷물이 자연스레 갇혀서 만들어진 곳이다. 자연이 만든 수영장에서 꼭 물놀이를 해볼 것을 추천한다.

▲멀리서 바라본 사랑의 절벽.
▲멀리서 바라본 사랑의 절벽. /시니어조선 박준현

렌트한 차를 이용해 섬투어를 할 때는 북부 지역으로 가는 것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렌털숍 직원의 얘기로는 ‘도로 상태가 좋지 못하며 리티디안 비치의 파도에 휩쓸려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 조만간 북부 투어는 폐쇄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북부에서 사고가 나면 차에 대한 보험 처리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차로 섬 투어를 계획하는 여행객이라면 유의하길 바란다. 또한 괌에 길게 뻗어 있는 아스팔트 도로는 산호를 섞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빗길에 쉽게 미끄러진다. 운전 도중 비가 온다면 반드시 감속해야 한다.


5. 크레이지 트레킹 ‘부니 스톰스(Boonie Stomps)’

토요일 오전이면 차모로 빌리지에서 등산복에 등산화를 신은 무리를 발견할 수 있다. 단돈 2달러를 내면 괌의 숨겨진 비경을 탐험하는 독특한 트레킹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괌에서 즐기는 다른 액티비티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매주 트레킹 코스가 달라지며 난이도도 상중하의 세 가지 코스가 있다. 3시간에서 5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물과 식사는 트레킹에 참여하는 여행객이 직접 준비해야 한다. 괌의 무더운 날씨를 감안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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