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도 반도체가 孝子… 영업이익 절반 차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도 '반도체'가 살렸다. 작년 3분기부터 삼성전자의 최대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한 반도체가 이번에도 5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3조원을 돌파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매출 48조5400억원, 영업이익 6조90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30일 밝혔다. 이달 7일 발표한 잠정 실적(매출 48조, 영업이익 6조9000억원)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삼성은 이로써 3분기 연속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문별로 보면 일등 공신은 역시 반도체였다. 이달 초 잠정 실적이 발표됐을 때 일각에선 '갤럭시S6 효과'를 거론하며 휴대전화(IM) 부문 실적이 반도체를 앞질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상은 반도체의 완승(完勝)이었다.

반도체 부문은 2분기에 3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이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은 2010년 3분기(3조4200억원) 이후 19분기 만이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서버(대용량 컴퓨터) 등에 적용되는 대용량, 고부가가치 메모리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젠 스마트폰에도 64~128GB(기가바이트) 용량의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장착한다. 스마트폰 갤럭시S6로 찍은 사진 한 장의 크기가 5MB(메가바이트)에 달할 만큼 카메라 성능이 좋아졌고 동영상 촬영, 영화 저장용 등으로 대용량 메모리가 필요해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도 스마트폰 신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서버와 PC(개인용 컴퓨터)에 기존 하드디스크 대신 SSD(낸드플래시를 이용한 대용량 저장장치)를 장착하는 수요가 늘면서 호(好)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사업의 또 다른 축인 시스템LSI(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도 최신 14나노 제품의 위탁생산(파운드리) 매출 증가, 신형 이미지센서 출시 등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삼성은 예상했다. 14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線幅)이 14나노미터라는 뜻으로,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다. 회로 선폭이 줄어들면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반도체를 집어넣을 수 있어 생산효율이 높아진다.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은 '갤럭시S6' 대박은 없었지만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은 2조7600억원으로 1분기보다 200억원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갤럭시S6 엣지'가 예상보다 높은 수요를 보였지만 공급에 차질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평평한 화면을 탑재한 갤럭시S6보다 화면 좌우 양끝이 휘어진 갤럭시S6엣지를 소비자들이 더 선호했는데, 수요 예측과 생산효율(수율) 문제로 시장에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갤럭시S6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도 부담이 됐다.

TV·냉장고·세탁기 등을 담당하는 CE(소비자가전) 부문은 1분기 적자였지만 2분기에는 2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주식 1주당 500원이었던 중간배당을 올해는 1000원으로 늘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