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100점짜리 남편이 큰 힘"

아시아 선수 최초의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달성한 박인비(27)가 4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7일 제주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삼다수 마스터스 출전을 위해서다.

박인비는 어떤 상황에도 표정 변화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3일 브리티시여자오픈 트로피를 손에 들고는 살짝 눈물을 보였다. 그는 "워낙 간절히 꿈꿔 왔던 일이기 때문에 울컥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가족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며 "특히 남편(스윙코치 남기협씨)이 항상 나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주니 내 노력보다 더 큰 효과를 보는 것 같다. 100점짜리 남편이다"라고 했다.

박인비는 2013년과 2014년에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에 도전했지만 각각 공동 42위와 4위를 기록했다. 그는 "2013년에는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2014년에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며 "두 번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기에 올해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샷 난조와 허리 통증에 시달렸지만 "힘들고 피곤할 때 버틸 정신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했다.

앞으로 목표에 대해 그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무엇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은퇴 시기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5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해야 커리어 그랜드슬램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일부 논란에 대해선 "에비앙 챔피언십은 지금 대회가 열리고 있는 코스에서 2012년 우승했고 내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가 우리 집에 있다"며 "큰 욕심은 없지만 내가 우승한 뒤 메이저 대회로 승격됐으니 한 번 더 우승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박인비는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내년 올림픽에 대해 "메달보다 국가를 대표해 출전하는 것 자체가 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