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07 09:57

같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식당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음식 가격을 정하는 기준은 일반적으로 식재료 원가에 인건비나 식당 운영비 등 간접 원가를 더하고 거기에 업주가 생각하는 마진을 붙여 정해지니 어쩌면 식당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식당마다 제각기 다른 가격이 그 식당이 내놓는 음식의 품질과 맛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어서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도 만족을 못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저렴한 식당에서 높은 만족을 느끼기는 경우도 있다.

청량리 청과시장 안에서 청국장으로 유명한 광주식당이 후자의 경우인데 이제까지 먹어본 청국장 중 가장 진하고 맛있었을 뿐 아니라 가격도 가장 저렴했다. 식당 분위기나 음식의 세밀한 부분에서 작은 불만이 없진 않았으나 요즘 보기 힘든 착한 가격에 소소한 불만은 잊게 되는 그런 식당이다.

▲청량리 광주식당 입구.
▲청량리 광주식당 입구.

골목 속에 숨어 있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찾기 힘든 위치에 있으니 처음 찾아가는 사람이라면 미리 지도를 보고 위치를 확인할 것을 권한다. 시장 초입의 좁은 골목 안에 위치해 식당 전용 주차공간은 없다. 가장 가까운 유료 주차장인 청량리역 사거리 기업은행 주차장에 주차하고 청과물 시장 방향으로 통하는 주차장 뒷문으로 나와서 찾아가는 길이 동선도 가장 짧고 단순해 찾기 쉽다.

▲광주식당 메뉴판.
▲광주식당 메뉴판.

대표메뉴인 청국장을 비롯해 식사메뉴의 가격이 6,000원을 넘지 않는다. 식당 업주의 설명으로는 2008년 이후 가격 인상 없이 지금까지 현재의 가격을 고수해 왔는데 식재료와 인건비 등 전반적인 물가 인상으로 인해 더 이상 현재의 가격을 유지할 수 없어 올해 10월경 1,000원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한다.

▲광주식당 차림상.
▲광주식당 차림상.

식사를 주문하면 청국장 이외에 6종류의 반찬이 제공되는데 무를 넣어 맛깔나게 조린 고등어조림과 잘게 썬 청양고추로 양념해 칼칼하면서 짭짤한 맛의 새우젓무침, 아삭한 식감의 얼갈이 겉절이 등 옛날식 반찬이 주로 나온다.

▲잘 끓여 군침이 도는 청국장.
▲잘 끓여 군침이 도는 청국장.

국산 콩과 수입산 콩을 반반씩 섞어 만드는 광주식당의 청국장은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강하지 않아 냄새에 민감하거나 청국장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들도 큰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뚝배기 안쪽에서 수북하게 올라오는 콩 알갱이가 증명하듯 넉넉하게 넣은 청국장은 구수하면서 진한 청국장 본연의 건강한 맛을 보여준다. 순한 맛을 내는 재료인 두부와 호박, 무를 넣어 끓인 청국장은 간이 세지 않고 슴슴해서 다른 반찬과 비벼 먹을 때에 자극적이지 않아 뚝배기 안에 들어간 모든 재료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먹음직스러운 누룽지.
▲먹음직스러운 누룽지.

광주식당은 식사를 주문하면 양은냄비에 밥을 지어 냄비 채 식탁으로 내온다.  갓 지어 뜨거운 밥을 밥그릇에 덜어내면 냄비에는 노릇하게 눌은 먹음직한 누룽지가 남는데 이것을 주방으로 가져가 숭늉으로 만들어 잠시 후 다시 식탁으로 내놓는다.

요즘 대부분의 가정에서 전기밥솥을 사용해 밥을 짓기 때문에 이제는 맛보기 힘든 구수한 숭늉을 식사 후 마실 수 있어 옛 맛을 기억하는 노년층 손님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총평을 하자면 광주식당은 식당의 내부 환경이나 청결에서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저렴한 가격에 제대로 끓여낸 청국장과 함께 집밥 느낌의 가정식 밥상을 받을 수 있는 서울 시내에 몇 남지 않은 서민적인 식당이라 하겠다.

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홍릉로 1길 21-6
전화: 02-969-4403
영업시간: 08:00~22:00
메뉴: 청국장 5,000원 순두부 5,000원 오징어/제육볶음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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