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칼국수로 유명한 맛집을 꼽는다면,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합세해 영업시간 내내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 ‘명동교자’를 비롯해 혜화동, 성북동 일대의 유명 칼국수집들과 종로의 ‘찬양집’, ‘할머니 손칼국수집’ 그리고 김영삼 전대통령과 정계 인사들이 자주 찾았다는 ‘소호정’ 또 육개장 칼국수로 유명한 ‘문배동 육칼’ 까지 전국구 맛집이라 할 만큼 소문난 칼국수집이 서울에만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로 성업 중이다.
다른 종류의 음식에 비해 유독 칼국수 맛집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칼국수라는 메뉴 자체가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근할 뿐 아니라 가격적으로도 만만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유명세를 떨치는 유명 칼국집 외에도 각 동네마다 지역 주민이 즐겨 찾는 동네 대표 칼국수 맛집이 하나씩 있게 마련이다.
시청 앞 북창동 골목 안에 있는 현대칼국수는 멸치로 우려낸 깔끔하고 진한 국물의 칼국수와 부추가 듬뿍 들어간 물만두로 점심시간 시작 전인 오전 11시부터 주변 직장인들로 만석이 되는 북창동 일대에서는 맛있기로 소문난 동네 칼국수 맛집이다.
현대칼국수는 1982년 현재의 자리에서 창업해 이제는 창업주의 아들 내외가 운영하고 있어 30년이 넘은 업력을 자랑한다. 그리고 칼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는 드물게 오전 9시부터 문을 열어 주변 직장인들이 해장과 아침식사를 위해 많이 방문하는 것도 이 식당의 특징인데 진한 멸치 육수에 호박과 양파 등 야채를 넣어 맛을 낸 칼국수 국물은 해산물 특유의 감칠맛 도는 시원한 국물로 아침식사는 물론 속풀이 해장으로도 손님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내놓는 메뉴는 칼국수와 물만두 그리고 칼국수에 만두를 넣은 ‘섞어칼국수’ 3가지뿐인데 다른 유명 칼국수 업소와 비교해 본다면 비싸지도 그렇다고 저렴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산 콩으로 만든다는 콩국수는 여름에만 판매하는 계절 한정 메뉴로 여름이면 의례적으로 내놓는 구색 맞추기용 메뉴가 아닌 제대로 만든 콩국수여서 많은 손님들이 주문하는 여름철 인기메뉴로 가격대비 충실한 품질을 보여준다.
현대칼국수는 담근지 얼마 되지 않아 겉절이에 가까운 배추김치와 석박지를 함께 제공하는데 김치자체만으로는 평범한 수준의 맛을 내지만 멸치향이 강한 칼국수 국물과 잘 어울려 식사 전체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김치 이외에도 식탁에 준비 되어 있는 잘게 다진 청양고추와 다대기도 얼큰하고 칼칼한 맛을 원하는 손님들이 즐겨 찾는 필수 양념이다.
대표 메뉴인 ‘칼국수’(사진 위)와 ‘섞어 칼국수’(사진 아래)는 멸치와 다시마, 북어로 육수를 내고 호박과 양파를 넉넉하게 넣어 끓여 내는데 감칠맛과 향이 강한 멸치 해산물과 단맛을 내는 야채인 호박과 양파가 더해져 바다 내음이 진하면서 뒷맛은 개운한, 완성도 높은 맛을 보여준다.
현대칼국수는 일반적인 굵기의 칼국수면과 소면의 중간 굵기를 가진 중면을 사용하는데 흔히 사용하는 면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다소 생소한 식감이지만 먹다보면 굵은 칼국수 면발에 비해 국물의 맛과 간이 면발에 배어 들기에 적당하고 식감도 부드러워 쉽게 적응된다.
칼국수가 나오기 전에 에피타이져 용도로 많이 주문하는 물만두는 중국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부추로 속을 채운 작은 크기의 물만두로 메인 메뉴인 칼국수의 강렬한 맛에 비하면 평범한 수준의 맛이지만 칼국수만 먹기에는 뭔가 허전하거나 양이 부족할 때 부담 없이 주문할 수 있는 단품 메뉴로 손색이 없다.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76 청남빌딩 1층
전화 : 02-752-9504
영업시간 : 09:00~21:00 (일요일 휴무)
메뉴 : 칼국수 6,000원, 섞어칼국수 6,500원, 물만두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