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色 미술가들이 전하는 色의 메시지

파란 방 안 침대 위에 주황색 금붕어 떼가 가득하다. 미국의 연출 사진작가 샌디 스코글런드의 작품 '금붕어의 복수'〈사진〉다. 환경오염으로 폐사한 금붕어 떼가 인간을 공격한다는 내용이다.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는 일상적 풍경이지만, 파란색과 주황색이 충돌하면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색(色)의 연금술사인 미술가들은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색을 어떻게 활용할까. 서울 안국동 사비나 미술관에서 10월 23일까지 열리는 '컬러 스터디'전은 예술가 11명이 독창적으로 해석한 색을 보여주는 전시다. 작가 정승은 초록과 빨강, 노랑 등의 경광등을 겹쳐 미술관 한쪽에 5m 높이로 쌓아 올렸다. 경찰차의 빨간 경광등, 신호등의 초록과 노란불 등 세계 공통으로 사용하는 색의 규범에 얽매여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프랑스 사진작가 베르나르 포콩의 '연못'(1990)은 자극적인 빨간색이다. 피를 상징하는 빨간색을 통해 작가는 '사진은 기록 매체임에도 현실을 정확히 재현할 수 없다'고 넌지시 말한다. (02)736-4371